조선일보 2024. 3. 13. 03:04(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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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민들이 모이고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의 장소가 인터넷 공간으로 옮겨졌다. 마침내 인터넷 ‘댓글’이 활발한 의견 표출과 토론의 장소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 동영상에 댓글이 많이 달린다. 때때로 인터넷 기사의 제목만 보고 오히려 댓글을 더 자세히 보는 경우도 있다.기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생성 인공지능인 거대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이 등장하면서 인간을 대신해서 인공지능이 인터넷 댓글을 스스로 달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여론의 광장을 점령하고 정치에도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생성 인공지능은 글도 쓰고, 말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작곡한다. 결국 영화도 직접 만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LLM은 방대한 양의 독서를 통해서 미리 사전 학습된 모델이다. 하도 책과 글을 많이 읽어서 인간처럼 생각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도 한다.
특히 특정 국가와 정당이나 인물을 지지하도록 학습할 수 있다. 종교도 가질 수 있다. 선택적으로 특정한 지식만을 주입하고 그 근거도 충분히 기억하게 할 수 있다. ‘역사 왜곡이나 사실 왜곡’을 주입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학습받은 인공지능은 특정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인터넷 댓글을 작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스스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배포할 수도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다국적 언어로도 댓글을 달 수 있다. 인간처럼 ‘이모티콘’도 달고 ‘해시태그’도 붙인다. 인간의 댓글과 구별하기 어렵다....인공지능이 스스로 가짜 아이디를 만들 능력까지 생긴다면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더욱 어렵게 되었다.
소중한 민주주의 원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정치를 지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의 광장이 흔들릴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https://v.daum.net/v/20240313030451532
[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AI 댓글 부대, 얼마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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