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4. 3. 24. 11:09 수정 2024. 3. 24. 11:20
천연기념물 매화 여행
매화는 벚꽃보다 일찍 피어나 봄을 알린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추운 겨울부터 꽃을 피워내는 매화를 절개의 상징으로 보고 사랑했다. 국내에는 수많은 매화나무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매화는 수령이 수백 년 된 고목(古木)에서 피어난 꽃이다. 전남 구례와 곡성의 봄꽃이 흐드러진 섬진강변으로 매화 향기를 찾아 떠났다.
● “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김초희 감독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년)에는 “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는 대사가 나온다. 주인집 할머니(윤여정 역)가 노년에 한글을 배워 처음 쓴 시다. 이 시를 낮게 읊조리던 주인공 찬실이(강말금 역)는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오열하고 만다.
해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꽃이 돌아온다. 죽은 듯이 보였던 나무에 새순이 돋고 꽃망울이 터진다. 계절이 가면 꽃은 시들겠지만, 또 다른 꽃이 피어난다. 그리고 다음 해에도 어김없이 꽃은 돌아온다. 그러나 한번 가버린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봄의 첫 꽃 소식이 전해오는 광양 매화축제나 구례 산수유축제에는 사람이 인산인해로 몰려든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매화나무는 전국에 4그루 있다. 전남 구례 화엄사 ‘화엄매’와 ‘들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강원 강릉 오죽헌 ‘율곡매’다. 지난주부터 일부 개화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매화들은 이번 주말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청계천 하동매실거리에서도 활짝 핀 매화 향기를 맡으며 산책할 수 있다. 2006년 하동군이 기증한 매실나무를 심어 만든 매화 군락지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신답역 사이에 있다....고궁에서도 봄꽃을 즐길 수 있다. 경복궁 아미산 화계, 창덕궁 낙선재 화계, 창경궁 옥천교 어구 일원이 대표적 명소다.
https://v.daum.net/v/20240324110945374
“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전승훈의 아트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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