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승현의 시시각각] ‘갈등 금메달’, 보수 vs 진보

바람아님 2024. 8. 7. 05:39

중앙일보  2024. 8. 7. 00:27

보수와 진보,집단 갈등 심각도 1위
10연패 여자 양궁처럼 ‘난공불락’
내 편 판단 맹종하는 악순환 위험

‘갈등 공화국’ 한국에서 그 정도가 가장 심한 집단 갈등은 무엇일까. 다음 중 당신의 선택은? ①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②경영자와 노동자 ③주택 소유자와 비소유자 ④정규직과 비정규직 ⑤여성과 남성 ⑥고령자와 젊은이 ⑦진보와 보수 ⑧수도권과 지방 ⑨기존 주민과 이주민 ⑩대기업과 중소기업.

딱 하나를 고르기 어렵지만, 10개의 선택지 중 1위는 ⑦번이었다. 시민들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갈등 금메달’의 위세는 압도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또는 여당과 야당)의 갈등은 30년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다. 1987년부터 수년 주기로 실시된 비슷한 조사에서 한국 사회 최악의 갈등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10년 뒤 ‘더 심각해질 갈등’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쯤 되면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24 파리 올림픽까지 10연패를 기록한 한국 여자 양궁 단체팀을 능가하는 ‘난공불락(難攻不落)’ 아닌가.

 상대편 의견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다. 많은 이가 내 편의 생각을 내 판단으로 삼을 공산이 큰 것이다....이렇게 우리는 판단력을 잃어가고 있다. 결정의 논리와 기준이 오로지 ‘내 편(便) 목소리’니, 판단(判斷)력이 아니라 ‘편단(便斷)력’으로 부르는 게 맞다. 

갈등과 ‘편단’의 악순환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문득 편(便)이라는 한자가 똥·오줌을 의미하는 ‘변(便)’으로도 쓰인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판단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내 편만 좇다가는 매우 지저분한 미래에 도달할 것이라는 복선 같아서다.


https://v.daum.net/v/20240807002726443
[김승현의 시시각각] ‘갈등 금메달’, 보수 vs 진보

 

[김승현의 시시각각] ‘갈등 금메달’, 보수 vs 진보

‘갈등 공화국’ 한국에서 그 정도가 가장 심한 집단 갈등은 무엇일까. 다음 중 당신의 선택은? ①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②경영자와 노동자 ③주택 소유자와 비소유자 ④정규직과 비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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