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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중국인이여, ‘찐빵 점심’에 만족하라

바람아님 2024. 9. 2. 00:46

조선일보  2024. 9. 2. 00:04

서울만큼 물가가 비싼 베이징 도심에서 점심 식사를 아주 저렴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번화가 궈마오에서 고급 식당 오피어에 가면 68위안(약 1만3000원)에 고층 빌딩 뷰를 누리며 샐러드와 고기 요리 세트를 즐길 수 있다. 원래 1인당 420위안(약 8만원)은 써야 하는 곳이니 파격적인 가격이다.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미슐랭 ‘별’을 받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페라 밤바나가 지난 4월 경영난으로 11년 만에 문을 닫았는데, 이후 충격을 받은 베이징의 고급 식당들이 앞다퉈 메뉴 값을 내리며 손님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1만원대는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궈마오의 4성급 호텔인 젠궈호텔의 커피숍을 가보길 추천한다. 점심이면 정장 차림의 고소득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스타벅스 커피 값의 절반 수준인 20위안(약 3700원)으로 무한 리필 면 요리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싼 점심 식사도 가능하다. 취업난 속에 고전하는 대학생과 저소득 직장인들은 마트로 향한다. 요식업계의 ‘저가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베이징의 대형 마트 체인 우메이의 지하 식당에서는 13위안(약 2500원)짜리 뷔페가 등장했다. 맥도널드·KFC·버거킹은 월·목·금요일에 2000원대 반값 세트를 판매한다.

베이징 번화가에서 2000원 미만의 식사가 가능할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만...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메이퇀(중국판 배달의 민족) 배달원들이 모여 앉아 단돈 9위안(약 1700원)에 국수나 덮밥 한 그릇을 먹는다. 회전율이 워낙 좋아 다들 금방 자리를 잡는다.... 오피스텔 앞 벤치에서는 만터우(중국식 찐빵) 2개를 비닐 봉지째로 뜯어먹는 타지 노동자(농민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위안(약 380원)짜리 점심 식사다.

베이징에선 다들 밥을 굶지 않는다....값싼 점심 식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해 식당들은 부자에게 중산층의 가격표를, 중산층에게 저소득층의 가격표를 내민다. ‘공동 부유(다 같이 잘 살자)’가 아니라, ‘적게 먹어도 만족하라’가 중국의 새 구호인 것 같다. 소비 위축의 악순환 속에 중국인들의 삶은 더 초라해지고 있다.


https://v.daum.net/v/20240902000418322
[특파원 리포트] 중국인이여, ‘찐빵 점심’에 만족하라

 

[특파원 리포트] 중국인이여, ‘찐빵 점심’에 만족하라

서울만큼 물가가 비싼 베이징 도심에서 점심 식사를 아주 저렴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번화가 궈마오에서 고급 식당 오피어에 가면 68위안(약 1만3000원)에 고층 빌딩 뷰를 누리며 샐러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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