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0. 1. 00:08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트럼프가 재선(再選)돼 백악관에 발 디디는 장면을 자주 상상하게 된다. 당선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 미칠 여파가 더욱 커서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그는 더 이상 눈치 볼 이유도, 자제해야 할 이유도 없다. 트럼프의 본성과 충동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반영된 미국의 정책을 우리는 당장 마주해야 한다.
트럼프 1기 때 미국에서 근무했던 우리 당국자들은 “매일 밤이 두려웠다”고 했다. 트럼프가 새벽 2~3시까지 TV를 보면서 수시로 날리는 트윗 때문이었다.....트럼프 재임 기간 김정은은 그와 ‘밀당’하는 법을 익혔다. 트럼프의 자존심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법을 터득했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핵(核)실험 카드는 트럼프 취임 전까지 아낄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나는 날 찾아올 것이다. 대선 현장에서 만난 트럼프 참모들은 하나같이 “둘은 다시 만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1기 때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 무슨 조건으로 다시 보겠다는 건가. 핵심 참모들은 “트럼프만이 안다”고 했다. 확실히 모르겠다는 뜻이다.
북핵을 지고 사는 한국의 안보는 후순위다. 트럼프 1기 때 최측근 인사가 “전쟁이 벌어진다고 해도 저쪽(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수천명이 죽는다고 해도 여기(미국)가 아닌 저쪽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했던 걸 잊어선 안 된다.
‘트럼프 2기’가 현실화되는 즉시 닥칠 수 있는 일들이다. 트럼프 취임 직후부터 단계별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우리 정부가 세세하게 마련해놨을 거라고 믿는다. 김정은이 트럼프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한·미 소통 채널을 잘 다져야 할 것이다. 트럼프가 불쑥 들이미는 ‘거래’들에 어떤 입장을 바탕으로 대응할지도 정해놔야 한다. 당선된 뒤 생각하면 이미 늦었다.
https://v.daum.net/v/20241001000856145
[특파원 리포트]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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