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2. 31. 00:15
노무현·문재인·이재명 등… 모두 호남 지지 업은 경상도 律士 우연으로 보기 힘든 시스템 있다
보수 우파에는 질서가 없어 특히 특정 지역 護身 정치는 보수의 치욕이라 할 만
원로들 조언 시스템 있었으면
요즘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잘 훈련된 군대, 그것도 의장대를 보는 것 같다. 일사불란하기 그지없다. 민주당 의원들은 척척 손발을 맞춰 찬성하라면 찬성하고 반대하라면 반대한다. 하긴 우리 정치권 전체가 지난날 운동권이 하던 시위방식에 찌들어 피켓 들고 올렸다 내렸다 하는 팔운동에 익숙한 만큼 국회의원이 아니라 속된 말로 모두 ‘졸병’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누가 이들 국회의원을 이렇게 병정놀이감으로 만드는가이다. 지난 대선이 끝난 직후 나는 한 통의 투서를 받았다. 투서의 내용은 ‘민주당을 움직이는 좌파의 원로회의’에 관한 것이었다. 글쓴이는 이를 영어로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 즉 원탁회의라고 지칭했다. 이 나라의 좌파 세력에는 원로 또는 이른바 대부(代父)라는 것이 있고 이들이 좌파세력의 주자(走者) 즉 지도자를 가리고 불순분자 또는 방해자를 제거하며 기본적인 좌파 노선을 제시하는, 이른바 최고 결정체의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김대중 이후 좌파가 배출한 대통령 및 지도자는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존칭 생략)이다.....지도자는 모두 운동권 아닌 율사(律士) 출신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호남의 지지를 업은 경상도 출신들이다. 이런 것들은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어떤 가이드라인이 작동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씨의 등장과 놀라운 속도의 상승은 아무리 한국 정치가 요술정치판이라고 해도 너무 급속하고 너무 전격적이었다.....실체가 없으면서도 이런 일사불란 체제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렵다.
이에 비해 오늘날의 보수·우파는 어떤가? 좌파와 비교하기가 어려울 만큼 질서가 없다. 심하게 표현하면 난장판이다. 질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서로 원수처럼 대립하고 있다. 대통령 따로-당(黨) 따로, 정부 따로-용산 따로, 원로 따로-신참 따로, 친윤 따로-친한 따로, 원내 따로-원외 따로.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하지만 정당정치도 효율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질서는 있어야 한다. 질서라기보다 자기를 죽이는 살신(殺身)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보수·우파 정치는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보수 성향의 국민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보수·우파도 원로들의 조언에 무게가 실리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한다. 자기를 내세우기보다 양보하고 협동하는 정신- 그것이 이재명 정당의 폭주를 막는 보수의 라운드 테이블이어야 한다.
https://v.daum.net/v/20241231001513274
[김대중 칼럼] 보수(保守)의 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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