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원배의 시시각각]제로섬 사회와 민주주의 위기

바람아님 2025. 1. 2. 04:47

중앙일보  2025. 1. 2. 01:04

저성장 국면선 불만 해결 어려워
대화와 타협, 균형 감각이 절실
복지와 함께 성장 여력 키워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퇴행적 사건이었다. 계엄령 해제와 탄핵소추로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다른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핵심 키워드는 반(反)이민, 반엘리트주의, 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이 흐름의 상징적 인물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곧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벌써 3선 얘기가 나온다. 수정헌법 22조에 두 번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됐는데도 그렇다. 헛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법 조문이나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을 지켜보지 않았나. 프랑스는 극좌파가 주도하는 좌파연합, 중도파, 극우 정당이 의회를 삼분하며 교착상태에 빠졌다. 독일에선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극우파인 독일대안당(AfD)의 지지율이 2위로 올라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수석경제평론가인 마틴 울프는 저서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경제적 실망이 고소득 민주주의 국가에서 좌파 및 우파 포퓰리즘이 부상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장하준 런던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17일 FT 기고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은 대중 민주주의 운동이 보수 정부를 퇴진시키고, ‘진보’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다시 보수 정부가 들어서는 익숙한 사이클에 빠지게 될 것이다. ” 만일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으로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이런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저성장 국면엔 ‘제로섬 사회’가 된다. 내가 이익을 얻으려면 남의 것을 가져와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다. 화끈한 한 방이나 쉬운 해결책은 없다. 그렇게 말하는 이는 무책임한 선동가일 뿐이다. 누가 대한민국을 이끌더라도 복지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면서 성장 여력도 함께 키워야 한다....느리고 비효율적인 것 같지만 합의된 제도는 그만큼 강력하다. 마틴 울프는 책 첫머리에 ‘메덴 아간’이라는 그리스 격언을 적어 놨다. “무엇이든 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과함은 균형을 파괴하고 결국 탈선의 길로 가고 만다.


https://v.daum.net/v/20250102010428196
[김원배의 시시각각]제로섬 사회와 민주주의 위기

 

[김원배의 시시각각]제로섬 사회와 민주주의 위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퇴행적 사건이었다. 계엄령 해제와 탄핵소추로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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