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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 대행에게 "몸조심하라" 협박 李, 할 말을 잊는다

조선일보  2025. 3. 20. 00:3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직무유기이자 국헌 문란이라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경찰이나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나 당신을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라”라고 하는 것은 폭력 영화에나 나올 법한 대사다. 이런 노골적인 협박과 극언은 대통령 대행이 아니라 일반에게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협박을 국회를 장악한 정당의 대표가 공공연히 하고 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선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것이 지금 이 나라의 현실이다. ..

[사설] 외국인은 한국서 투표, 한국인은 외국서 투표 불가

조선일보2025. 3. 20. 00:20 우리 지방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외국인이 14만명을 넘어섰다고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19일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으로 한국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 국적자에게는 지방선거권이 부여된다. 그런데 다음 달 2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회예산정책처에 조사를 의뢰해 보니, 올 1월 말 기준 총 14만78명이 그 기준에 부합하더라는 것이다. 이는 이 제도가 처음 논의된 2000년대 초·중반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영주권자에게 처음 투표권을 부여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외국인 선거권자는 6700여 명에 불과했다. 총 선거인의 0.02%였다. 그런데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외국인 선거권자가 12만76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 후 약..

[김창균 칼럼] 尹·李 합작인데 勝과 敗로 가르는 심판의 부조리

조선일보  2025. 3. 20. 00:15 野 줄탄핵이 계엄 쏜 방아쇠 사법·행정 마비로 국헌 문란 함께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 예정됐던 사법 심판 피하고 대선 고지 선점 득 볼 수도 정답 찾을 수 없는 헌재 심판 민주당의 마구잡이 줄탄핵이 헌재에서 8전 8패째 성적표를 받던 날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상상을 해봤다. 대통령이 석 달만 참고 버텼다면 민주당은 지금 “탄핵이 당신들 장난감이냐”는 국민적 질타에 몰리고 있지 않을까. “우리도 과했지만 (대통령처럼) 불법 위헌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이재명 대표의 변명도 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은 왜 이런 시간표도 안 따져보고 덜컥 계엄을 했을까. 부질없는 몽상이다. 역사에서 가정이 무의미하듯 정치도 마찬가지다. ‘계엄이 아니었..

“정년 연장, 현 임금 체계에선 안 하는 게 오히려 낫다”

국민일보  2025. 3. 20. 00:13 장용성 한은 금통위원 지적 “고용 유연화 없으면 부작용 있을 것” 민주당 공약 맞물려 논쟁 있을 듯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현재 국내 임금체계에서 정년 연장은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경직된 고용 체계를 가진 상황에선 정년 연장의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여야가 정년 연장에 공감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대선 공약으로 구체화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관련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은 19일 한은에서 ‘한국의 생산성이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이유’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고용을 유연화하고 임금체계를 바꾼 상태에서 정년 연장의 이득이 클 것 같다”며 “그..

[특파원 리포트] 美 법원이 신뢰받는 이유

조선일보  2025. 3. 20. 00:05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한국 법원을 보며 미국 법원도 못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 연방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9명을 대통령이 지명한다.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지만 지명 단계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국처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나뉘어 있지 않다. 연방 대법원이 두 가지 기능을 모두 한다.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보다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6명이 돼 연방 대법원은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들은 2022년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다. 그렇다고 미 대법원이 마냥 정치적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달 5일..

[만물상] '과학기술 천재' 쏟아내는 중국

조선일보  2025. 3. 19. 21:01 수정  2025.03.19. 23:56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중국 BYD가 5분 충전에 400㎞를 달리는 혁신적 충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테슬라보다 충전 속도가 2배 빠르다. BYD 창업자는 “가솔린차 주유 시간만큼 짧아졌다”고 자랑했다.....이달 초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수퍼컴퓨터보다 계산 속도가 1000조 배 빠른 105큐비트 초전도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구글이 작년 10월 공개한 양자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100배 빠르다. 중국의 놀라운 과학기술 굴기의 원천은 무엇일까. 비결은 이공계 영재 양성 시스템에 있다. 초등 4학년 때 2000만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쳐서 0.5%를 걸러내 영재학교 70곳으로 보낸다. 영재학교에선 4~5년간..

엄마의 마음[이은화의 미술시간]〈362〉

동아일보  2025. 3. 19. 23:09 푸른 방 안에 푸른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가 푸른색 의자에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책 표지도 푸른색이고 벽에 걸린 그림 속 성모도 푸른 옷을 입었다. 커다란 창을 통해 강렬한 햇빛이 쏟아지는데도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뜨개질에만 집중하고 있다. 아나 안셰르가 그린 ‘푸른 방의 햇빛’(1891년·사진)은 이렇게 온통 푸른색으로 가득하다. 안셰르는 덴마크 최북단의 어촌 마을 스카겐 출신으로, 당대 가장 혁신적인 화가로 손꼽힌다. 그림 속 방은 그녀의 어머니가 실제로 쓰던 방이고, 아이는 당시 여덟 살이던 딸 헬가다. 안셰르의 엄마는 남편과 함께 호텔을 운영하면서 여섯 자녀를 낳아 길렀는데, 유독 막내인 안셰르에게 헌신적이었다.....딸이 동료 화가 미샤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