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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 강화' 놓고 동아시아 긴장 파고..중국 반발 본격화

바람아님 2015. 5. 2. 09:58

한겨레 2015-5-2

 

우려되던 중국과 미-일 긴장·대립 현실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기해 강화된 미일동맹에 중국이 본격적인 반발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려되던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미-일의 긴장과 대립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은 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통해 합의된 새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대해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앞서 전날 아베 총리는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이 중국과 북한의 위협 때문이라고 구체적으로 대상을 밝혔다.

중국의 미일동맹 강화 비난

1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겅옌성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은 냉전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에서 형성된 양자관계로 당연히 그 (협력) 범위는 양자관계로 제한돼야 하고 3자 이익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일 군사동맹 강화는 앞으로 (두 나라의) 안보협력 범위를 전 지구로 확대할 것이며 이것이 세계평화와 지역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두가 고도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군사동맹을 통해 터무니없이 군사력을 확대하려 하고 다른 나라 발전을 억제하며 자기 사익을 추구하는 방법은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국가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을 강력히 수호할 것"이라며 "우리는 관련 국가가 중국과 주변국가의 영토주권, 해양권익 갈등에 참견하는 것을 반대하며 그 누구도 정당한 권익을 지키려는 우리의 결심과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이같은 경고는 "미일 국방장관의 '남중국해에서 국제규범을 준수하라'는 미일 국방장관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남중국해에서 미·일과의 대립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표현이다.

그는 최근 실시된 남중국해에서의 미국-필리핀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에 대해서도 긴장만을 불러 올 뿐 지역 평화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겅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서 그 같은 대규모 훈련에 대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누가 긴장 조성을 하는가, 누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가"라고 항의했다.

겅 대변인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이달 중순께 지중해에서 처음으로 '해상연합-2015(1)'이라는 이름 아래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며 양측이 모두 9척의 함정을 이번 훈련에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베의 중국·북한 위협 적시

중국 쪽의 이런 반응 미일동맹 강화가 중국과 북한의 위협 때문이라고 적시한 아베 일본 총리의 언급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0일(현지시각) 일본의 한 방송에 나와 "아시아-태평양에는 북한의 위협이 있다. 동시에 중국의 남중국해 등지의 활동과 군비확장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의 목적이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임은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한 나라의 정상이 상대국명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미-일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공개한 공동선언문에선 가이드라인의 개정 목적을 "동맹을 변혁하고, 억지력을 강화하며 미·일 양국의 안보상의 과제에 장기적으로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 도쿄/성연철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