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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REPORT] 美 금리 인상 언제?..'9월 유력' → 中쇼크에 '12월로 연기' 확산

바람아님 2015. 9. 8. 10:42

 매경이코노미 2015-9-7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9월에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전 세계 시장 관계자들 관심이 옐런 의장의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행보에 쏠리고 있다. 미국이 2008년 12월 이후 유지해온 제로금리에서 7년 만에 탈피할지, 중국발 대외 악재에 떠밀려 의사 결정을 미룰지의 여부는 이제 9월 초면 판가름 난다.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앞두고 시장 전문가들과 연준 내부에서조차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는 매파적 발언과 지금 금리를 올리면 겨우 살려놓은 성장의 불씨를 꺼뜨릴 수 있다는 비둘기파적 발언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지난 8월 26일(현지 시간)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월 금리 인상의 설득력이 몇 주 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발언했다. 미 월가는 9월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하지만 연준은 연내 금리 인상을 수차례 천명한 만큼 연내 인상을 미룰 경우의 신뢰도 추락을 두려워할 처지다. 사실 8월 초순만 해도 월가에서 ‘9월 인상론’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증가량이 21만5000개에 달하고 실업률이 6월(5.3%)과 같다는 7월 고용지표가 지난 8월 7일(현지 시간) 발표되자 월가 금융기관들은 9월 인상 가능성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일부 기관 예측치는 75%까지 상승했다.

 

▶美 지표는 인상 뒷받침

시험대 오른 옐런 리더십

인상 시기 여전히 안갯속

 

이런 기류를 중국발 금융 쇼크가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지난 8월 18일 상하이종합지수가 6%대 급락한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갔고 동남아, 미국, 유럽, 일본 주가가 동반 폭락하는 글로벌 증시 패닉에 휩싸였다. 연준이 금리 인상의 타이밍을 실기했다는 비판이 불거지면서 9월 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 게 8월 중순의 상황이고 보면 민감한 재료에 따라 금리 인상론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증권중개회사인 튤렛프레본에 따르면 9월 16~17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한 트레이더 비중은 24%로 한 주 전 46%보다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9월 인상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고용지표 등을 감안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7월 신규 주택 판매는 한 달 전보다 5.4% 상승한 연율 50만7000건을 기록하는 등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만한 지표가 이어지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나 8월 고용지표도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물가지수 등 물가지표가 연준 목표치(2%)를 밑돌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또 다른 제약 요소다.

이제 시장은 9월 16~17일 FOMC 회의 전까지 발표되는 주요 미국 경제지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연준이 경제지표 의존적인(data-dependent) 의사 결정을 하겠다고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시장 충격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연준이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견해다. 옐런 의장이 정말 어려운 시험대 위에 올랐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ihhwa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23호 (2015.09.02~09.08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