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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뉴스]칸 영화제 레드카펫서 82명 성평등 시위..왜 '82명'이었나?

바람아님 2018. 5. 14. 15:25
경향신문 2018.05.13. 17:14
여성영화인들이 성평등을 주장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칸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 앞. 여성 영화인 82명이 줄을 맞춰 레드 카펫을 걷기 시작했다. 영화제에 참석한 여성 배우들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을 걷는 것은 늘상 보아왔던 장면이지만 팔장을 끼고 줄을 맞춰 걷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기에 취재진들의 주목을 끌었다. 레드 카펫위에 선 그들은 영화계의 성 평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성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성차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레드카펫을 줄지어 걷는 여성 영화인들.AFP연합뉴스
성평등을 요구하며 걷는 여성 영화인들. AFP연합뉴스

쿠르드족 여성 난민 부대가 이슬람 성전주의자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걸즈 온 더 선’의 상영에 앞선 벌인 퍼포먼스에는 호주 출신의 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크리스틴 스튜어트, 제인 폰다, 셀마 헤이엑 등의 배우와 감독, 심사위원, 제작자 등이 참여했다.


블란쳇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82명이다. 지난 71년동안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남자감독 1688명이 레드카펫을 밟는 동안 초청된 여성 감독의 숫자와 같다”며 “우리는 카메라 앞뒤에서 남자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게 해주는 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칸영화제의 ‘드레스 코드’가 성차별적인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검은 정장을 입기도 했다.

성명서를 발표하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 EPA연합뉴스
성평등 퍼포먼스에 참여한 배우들.AP연합뉴스
성차별에 항의하는 82명의 여성 영화인들. REUTER연합뉴스
손을 맞잡고 연대를 표시하는 여성영화인들. REUTER연합뉴스

여성 영화인들의 퍼포먼스가 벌어진 올해도 역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 중 여성감독의 영화는 3편뿐이었다. 1946년 칸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71년동안 여성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1993년 영화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과 2016년 아그네스 바르다 감독이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이 유일하다.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