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235] '호황'을 예약한 해저 식당

바람아님 2019. 9. 2. 07:08

(조선일보 2019.09.02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바닷속을 감상하며 식사하면 기분이 어떨까? 사람들이 흔히 가질 법한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노르웨이 최남단 바닷가의 '린데스네스(Lindesnes)'라는 마을에서 지난 봄에 개업한 '언더(Under)'라는 식당이다. 언더는

영어로 '아래'라는 의미지만, 노르웨이어로는 '궁금해하다'라는 뜻이므로 호기심이 드는 바닷속 식당 이름으로 제격이다.


노르웨이 해저 식당 '언더(Under)', 2019년.
노르웨이 해저 식당 '언더(Under)', 2019년.


오슬로의 건축·디자인 회사 '스뇌헤타(Snøhetta)'가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건설하여 개업한 언더는 인공적으로 꾸민 수족관과 사뭇 다르다.

연륙교를 통해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 해저 세계를 감상하며 식사하는 독특한 경험을 나눌 수 있다.

3층 규모의 콘크리트 건조물(길이 26.5m, 폭 12.5m)의 총면적은 600㎡(약 182평)이며 수용 인원은 100명 정도다.


언더의 절반은 깊이 5.5m의 바닷물 속에 잠겨 있으나 무게 2500t에 고정점이 18군데나 있어 북해의 거친 파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식당의 한쪽 벽면 전체가 두께 32㎝의 투명 아크릴판으로 특수 제작한 전망 창(가로 11m, 세로 3.5m)이므로 실내조명의

반사에 방해를 받지 않고 바닷속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깊은 바닷속이라는 불안감이나 공포심 없이 자연과 하나 되어

안락함을 느끼도록 인테리어와 가구를 주로 목재로 마감했다.

외벽은 거칠게 마무리하여 홍합, 삿갓조개 등 어패류와 해초들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북유럽 최초의 해저 식당인 언더는 건축 회사가 고객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임의로 디자인·시공·운영하는 드문 사례인데,

개장 첫날에만 7000명이 예약할 만큼 인기가 높아 큰 호황이 예상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