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북한에 급변사태 온다면…'-어느날 갑자기 찾아올 '통일 대박' 준비해야

바람아님 2014. 2. 11. 23:22

 

북한의 급변사태가 생각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국내외에서 폭넓게 전파되면서 통일에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론’을 역설한 배경에는 북한 급변사태가 임기 내에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전제돼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로 인해 갑자기 찾아올 통일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반드시 이루자는 다짐이자 국민들에게 통일대오를 갖추자는 설득으로 봐야 한다.

국내외 북한 전문가와 정치지도자들 사이에는 지난해 말에 김정은이 자행한 충격적인 장성택 처형과 그의 일가족 및 측근 세력에 대해 진행하고 있는 싹쓸이식 잔혹한 숙청 사건 이후 북한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장성택 처형은 결과적으로 지도층의 균열과 이탈을 가속화 해 김정은의 권력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제 발등 찍기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남한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북한이 급변사태를 향해 치닫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라도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고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정확히 예측해 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망이 불확실하더라도 대한민국은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을 기정사실로 상정하고 이에 대처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한민국의 통일에 여하히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이해와 전략을 갖춰야 하며, 국민들은 통일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말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김씨 왕조 유일독재 체제가 워낙 공고해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는 데, 이 견해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북한의 급변사태는 어떤 모습으로 현실화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돼 있다.

◇시나리오1. 김정은 저격 또는 실각

북한의 급변사태는 통치 체제가 순식간에 붕괴되는 사태, 즉 무정부 상태로 인해 무질서와 혼란에 급속히 빠져드는 상황을 말한다. 이러한 사태는 3대째 권력을 세습한 후계 체제의 핵심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급사, 저격 암살 등으로 갑자기 부재하는 상황, 내부 폭동과 민란, 군부 쿠데타와 내전 등의 상황에서 비롯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의 시나리오는 각각의 상황 별로 진행될 수도 있고, 김정은의 유고로 인해 북한 군부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거나, 압제받던 민중들이 이때를 기해 죽기살기 식으로 폭동에 이은 민란을 일으키는 연속적인 상황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고 본다.

먼저 김정은 암살 시나리오는 권력승계가 완성되지 못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나이 어린 김정은이 당과 군부, 행정부, 공안·통치 조직들을 아직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김정은이 통치경험이 전무하고, 권력 승계 준비기간과 집권기간이 너무 짧았으며, 그런 취약한 상태에서 가장 믿을만한 후원자인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은 김정은의 의지가 아닐 거라는 추측이 많다. 이 부분을 감안하면 김정은 권력기반의 불안정 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거의 구체적인 동기와 실행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예단할 수 없고 그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다만 장성택 처형 이후 권력핵심 내부에서 공포 분위기에 묻혀 숨죽이고 있지만, 언젠가 자신들도 죽음을 면치 못할 것 같다는 불안이 극에 달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측근 반란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법인 랜드(RAND)연구소가 지난해 9월에 낸 ‘북한 붕괴 가능성 대비방안(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 보고서에서도 북한 급변사태의 시발점을 북한의 현 지도자인 김정은이 암살당한다는 가정에 두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2년에도 김정은 암살 시도가 있었고, 이후 김정은에 대한 경호가 대폭 강화됐다고 밝혔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북한 정권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방전문연구원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박사는 “북한 정권은 동독처럼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무너질 수 있다”며 “북한이 과연 붕괴할 것인가가 아니라 북한이 언제 붕괴할 것이냐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김정은 암살 등 내부붕괴로 인한 급변사태를 예상하고 그 시점이 늦어도 향후 5년 이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이사장은 최근 종편TV에 출연해 “북한은 구조적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통일준비를 서두를 것을 주문했다.

김정은은 3대 세습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총정치국장 최룡해를 앞세워 군부 장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최근 장성택 처형 이후 군부와 내각의 친중(親中)파 숙청 등으로 불안해진 군과 정권 내부의 핵심들이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들 듯 급변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 핵개발의 비밀과 남한 내 간첩명단을 갖고 있는 북한의 부총리급 2명이 중국에 망명해 북한 고위층의 망명 도미노, 나아가 북한 권력붕괴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나리오 2. 쿠데타와 민란 가능성

북한 급변 사태는 지도자(김정은)의 유고를 전제로 하며 이러한 상황은 김정은의 암살, 민중봉기와 대량탈북, 군부 쿠데타에 이은 내전 등으로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북한의 전면적인 남침도 북한급변 사태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모두가 북한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안찬일 세계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숙청 작업을 계속한다면 기회를 엿보던 장 지지 세력과 동조 세력들이 쿠데타와 민란을 일으키는 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그 시기가 올 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장성택의 처형 자체가 북한에 급변사태가 이미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 권력층이 동요하기 시작했으며, 권력 핵심부의 불안감이 누적 확산되면 김정은의 권력 기반을 순식간에 무너뜨릴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전망한다.

수면 하에 가라앉은 장성택 지지 세력과 지난 2012년 7월에 전격 숙청된 군내 최대 세력인 이영호 총참모장 측근 세력들이 숙청 작업이 한 풀 수그러들면 적당한 기회에 쿠데타를 시도할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군 최고 실세인 최룡해도 장성택계이며, 북한 공안의 핵심인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홍과 인민보안부장 리명수 역시 장성택 사람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영호는 40년간 군에 몸담았고 야전 지휘관 출신으로 북한 군부의 40% 이상이 이영호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중국이 군부 내의 친 중국 성향의 간부들을 움직여 체제 전복을 도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북한에선 민란이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삼중사중 감시망을 갖고 있는 데다 주민들이 김일성의 유일사상과 세습체제에 철저히 세뇌돼 있어 반란은 생각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과 동독의 붕괴나 철권통치구조를 구축했던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세스쿠, 리비아 가다피 등이 한순간에 종말을 맞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듯이 북한의 급변사태는 그 가능성이 늘 열려있으며, 정부는 여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