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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 칼럼] '민주팔이'들의 민주주의 파괴

바람아님 2024. 4. 2. 05:59

한국경제 2024. 4. 2. 00:28

민주주의, 자기 파괴적 속성
공정한 규범·제도 망가지기 일쑤
비명횡사 민주, 보복 선언 조국당
공적 기능 내치고 노골적 사유화
나라 두동강 낼 탄핵, 정략 활용
'부족적 민주주의 유령' 떠돌아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장 자크 루소의 ‘일반의지’는 이상일 뿐, 파편화되고 이기적인 개인을 합의로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선혈이 낭자하고 파탄으로 끝나기 일쑤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종주국이라는 미국에서도 목격하는 그대로다. 팬덤에 휘둘리고 선거 결과 자체도 인정하지 않게 되면서 극단의 양극화로 치닫는다. 규범은 무너지고, 자기 파괴적 역동성만 난무하며 ‘민주주의 덫’에 갇힌 꼴이다.

그래서 윈스턴 처칠은 ‘민주주의는 최악의 제도’라고 했다. 다만 처칠은 “우리가 시도했던 다른 통치 방식을 제외하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민주주의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란 얘기다. 단, 조건이 필요하다. 벤 앤셀은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민주주의는 승자와 패자 사이의 소리 지르기 시합으로 변질되면서 사회를 양극화시킨다”며 “칼날 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균형은 제도와 규범을 통해 이뤄져야 하고, 공정과 신뢰가 깔려야 한다.

‘4·10 총선’ 과정을 보면 이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막말, 검증 부실에 따른 무자격 후보들은 투표를 통해 걸러낼 수 있다고 치자. 보다 근본적인 위험은 제도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훼절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국당이 1호 공약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내세우고, 김건희 종합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관권선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노골적인 보복이다. 당명에 이름을 넣고,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정당 사유화 선언이다. 역시 정당의 공적 기능은 안중에 없다. 한국 정치에 부족적 민주주의의 유령이 짙게 떠돈다.

조국 당대표는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한 대통령 임기 단축과 ‘데드덕(dead duck)’, 즉 식물대통령을 공공연히 떠든다. 범야권이 200석을 넘기면 국회 차원의 탄핵은 현실이 될 수 있다....나라가 두 동강 나든 말든 괜찮다는 건가. 자숙해도 모자랄 범법 혐의자들이 당을 한낱 개인 전유물로 만들면서 제도를 조롱하고 있다. ‘민주팔이’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이렇게 파괴되고 있다.


https://v.daum.net/v/20240402002801349
[홍영식 칼럼] '민주팔이'들의 민주주의 파괴

 

[홍영식 칼럼] '민주팔이'들의 민주주의 파괴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장 자크 루소의 ‘일반의지’는 이상일 뿐, 파편화되고 이기적인 개인을 합의로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선혈이 낭자하고 파탄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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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 제기

저자         벤 앤셀  | 역자        박세연
출판         한국경제신문  |  202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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