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사외 칼럼-기고] '공직자 買收(매수)' 원천 차단하는 김영란 法

바람아님 2014. 7. 8. 10:35

(출처-조선일보 2014.07.08  장영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영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수많은 꽃다운 생명을 바다에 묻고 우리는 비로소 쇄신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리 모두가 무심코 저지르던 일상화된 불법이 실 한 오라기에 매달려 우리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쇄신에는 쓰라린 체험에 대한 성찰과 그 뿌리를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김영란 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바로 이 쓰라림을 잊지 말자는 법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는 이 사회에 보이지 않는 힘의 연결망이 있음을 실감하였다. 
보통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이 그물은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힘을 가진 금전의 혈액 순환으로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그리고 그 심장에 뇌물이 있다.

뇌물 수수를 막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받으면 처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받고 부정한 일을 하면 처벌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제는 전자를 기반으로 하고 후자를 가미하고 있다. 
직무 위반 없이 뇌물을 받아도 처벌되지만, 뇌물을 받고 직무 위반을 하면 가중처벌된다. 
그런데 뇌물죄는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장래 보장형 금품 수수는 처벌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김영란 법은 이러한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한다. 부정청탁금지법은 부와 권력의 검은 유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이다.

뇌물로 공직자를 사는 행위는 사익(私益)을 위하여 법을 뒤집는 일이다. 
이 행위는 기회의 공정성을 깨뜨리는 것임은 물론 우리 삶의 기반인 정의도 교란시키는 행위이다. 
그래서 뇌물 수수는 일부 공직자와 일부 이해당사자의 부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조건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부정청탁금지법은 우리 삶의 조건을 지키기 위한 법인 것이다.

이 법의 제정에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이 법이 처벌 중심의 법인 만큼 죄형법정주의에 부합해야 하며, 지나치게 규제의 범위를 확대하여 개인의 자유를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정청탁금지법은 이런 점을 고려하고 있다. 관행적·합법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행위를 불법화하는 
경우에 입법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면서 입법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때는 처벌 위주가 아니라 청탁이나 관여의 내용을 누구나 
볼 수 있게 투명성을 확립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입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법에는 형벌이 아니라 과태료에 처하는 행위가 상당수 있는데, 이것은 이러한 입법상의 난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에게도 개인적인 삶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적인 삶도 공직과 관련될 수 있는 한 투명하게 합법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부정청탁금지법을 통해서 우리는 공직자나 부정한 일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공직자상(像)을 다시 정립하는 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공직 사회에서 권력과 부의 유착은 차단해야 하지만 공직자의 명예와 자존감·보람의 혈액순환은 더 왕성하게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쇄신은 남에게 외치는 데서가 아니라 자기의 집착을 소리없이 내려놓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김영란 법이 국회의 논의와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각주 :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 -출처-두산백과>

다모클레스(Damocles)는 BC 4세기 전반 시칠리아의 시라쿠사의 참주(僭主) 디오니시오스 1세의 

정신(廷臣).그에게서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이라는 속담이 유래되었다.  


다모클레스(Damocles)가 디오니시오스에게 아첨하며 행복을 기원하자, 

디오니시오스는 그를 호화로운 연회에 초대하여 한 올의 말총으로 매단 칼 밑에 앉히고, 

참주의 행복이 항상 위기 및 불안과 함께 있음을 깨닫게 하였다.

 

그 이야기는 키케로에 의해 전해졌고, 그 후 절박한 위험을 뜻하는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이라는 속담이 생겼다. 

1961년 9월 25일 UN 총회에서 당시의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행한 연설 가운데 

이 이야기를 인용,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핵전쟁의 위험을 경고함으로써 유명해졌다.



======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kles)' 회화들 ======


1812년 리처드 웨스톨(Richard Westall, 영, 1765~1836) 작품


펠릭스 오브레(Félix Auvray, 1800~1833,국적 프랑스) 작품


동양의 경구와 시사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