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덮인 간이역
너무 아름다워 당신과 나는
간이역에 내렸습니다.
역에 머문 건 잠시 뿐
비 바람 몹시 치던 날
기차가 멈춰서고,
당신은 그 기차를 탔습니다.
맨발에 빈손으로
비를 맞으며
기차를 기다리던 당신
바라만 볼뿐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나
이렇게 안개 밀려올 때면
그 때 그 모습 더욱 또렷하여
내리는 사람 하나 없는
간이역을 서성이며
오가는 기차만 바라봅니다.
짙은 안개 강 언덕 넘쳐
길 잃은 기차가 하늘로 향하여
구름 사이 달리는 날
나는 그 기차를 타고
당신을 찾아
간이역을 떠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