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찬킹청의 중국정치 뚫어보기(19) 중국주도 브릭스 개발은행, 미국 패권 위협할 수 없다

바람아님 2015. 2. 8. 12:38

(출처-조선일보 2014.07.30 찬킹청 홍콩 신보 총편집인)


현재까지 금융위기 대응, 개발도상국으로의 자금 지원, 세계 금융에 대한 관리 감독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조직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브릭스 개발은행이 
신흥국의 세계은행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브릭스 개발은행은 2012년 브릭스 5개국 정상회의에서 인도가 제안하였고 지난해 남아공에서 열린 회의에서 브릭스 
정상들이 설립에 뜻을 모으며 추진되었다. 브릭스 5개국 정상은 올해 7월 15일 브라질 북부 해안도시 포르탈레자에서 
제6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열고 브릭스 개발은행 창설을 마침내 확정 지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 본부를 두게 될 브릭스 개발은행은 브릭스 각국이 공동으로 출자해 1,000억 달러의 초기 자본금을 
조성할 계획으로, 초대 총재는 인도 출신 인사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 중국이 410억 달러, 러시아,브라질,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50억 달러를 추가적으로 출자해 1,000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CRA)을 설치하기로 했다. 
본부의 위치로 보든지 간에 위기대응기금의 출자금 규모로 보든지 간에 브릭스 개발은행 창설 과정에서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브릭스 5개국은 각각 발전 수준이 다를 뿐 아니라 경제력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브릭스를 하나로 보면 세계 인구의 40%, 세계 경제의 20%,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브릭스 국가 간의 교역액이 전 세계의 15%에 달하는 등 세계적으로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브릭스 국가들은 무궁한 발전 잠재력이 있어 향후 경제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세계은행에서 브릭스 5개국이 가지는 투표권 총합은 13%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이 혼자서 15%를 가지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IMF에서 브릭스 5개국의 투표권 총합은 11%에 불과하며, 미국은 17%에 가까운 투표권을 가진다. 
이는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유럽의 몇몇 대국이 세계은행과 IMF를 주도하고 있으며 신흥경제대국은 조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15일 브라질 보르탈레자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을 합친 성격의 기구인‘브릭스판 신(新)개발은행’설립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AP
지난 15일 브라질 보르탈레자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을 합친 성격의 기구인
‘브릭스판 신(新)개발은행’설립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AP
제 개발은행 중 세계은행 다음으로 꼽히는 아시아 개발은행은 오랫동안 일본인이 총재를 맡아오는 등 일본과 미국의 
영향권에 있었다. 그리고 미주 개발은행의 최대주주는 30%의 지분을 가진 미국이며, 아프리카 개발은행의 
경우 일본,프랑스,캐나다가 최대주주로 꼽힌다. 즉, 하나같이 미국이거나 미국의 우방국인 것이다.

2차 대전 이후로 세계은행과 IMF가 세계 금융 질서를 재편하며 국제 금융 거버넌스를 담당해왔다. 
그리고 구미 국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을 포함한 선진국이 계속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정책 결정을 내려왔다. 
그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미국 연준(FRB)은 경기 부양을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저금리 정책을 취하며 
달러를 계속 찍어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자산 버블이 형성되었고 실물경제가 흔들리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미국 금융기구의 탐욕과 무책임한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중국과 일부 신흥경제체들은 세계은행과 IMF에서 신흥국의 발언권 확대를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무책임한 재정정책으로 인해 위기가 촉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개혁에 대해 서양국가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즉, 개발도상국들이 힘을 모아 세계은행과 IMF에 출자해 이들의 경기 회복을 도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발언권을 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브릭스 5개국이 공동으로 자신들만의 
개발은행을 설립기로 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브릭스 개발은행이 설립되면 브릭스가 미국과 EU에 맞먹는 힘을 가지게 되어 전 세계 금융에서 미국이 누리는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달러화가 기축통화라는 점, 미국이 혁신 및 연구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무너뜨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리고 EU의 경우 경제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EU 국가들이 브릭스 5개국보다 더욱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어 만만치 않다.

현실적으로 보면 신흥국의 대표주자 격인 브릭스 5개국 중 그나마 중국이 가장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은 아직 달러화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렇기에 브릭스 개발은행은 기껏해야 국제 금융계의 다원화를 불러와 구미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며 구미국가에 대항한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