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 802

[김순덕의 도발]30년 전 ‘신세대’였던 그대에게, 안녕들 하신거죠?

동아일보 2023. 12. 30. 10:00 ‘신세대 30주년 기념 도발’을 세 줄로 줄이면 이렇다. ① 신세대는 모든 청춘의 공통점 말고도 특이점이 있었다. ② 잘 자란 신세대가 한동훈이라면 퇴행적 그룹은 한총련이다. ③ 주류가 되지 못했다는 신세대, 이제 다시 뛴다. 일할 땐 “프로”…삶은 “즐겁게”. 30년 전인 1993년 4월 동아일보 창간 73돌 기획으로 열 달간 연재했던 ‘신세대’ 시리즈 첫 회 제목이다. 좀 유치한가(맞다. 내가 썼다ㅠㅠ). 젊은 날 한껏 모양을 내고 찍었던 빛바랜 앨범 사진을 들춰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아일보답지 않게 톡톡 튄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73년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젊은 날 서태지와..

[진중권 칼럼] 프레임의 충돌

중앙일보 2023. 12. 28. 00:46 수정 2023. 12. 28. 06:04 여당의 위기 맞아 한동훈 조기등판 야 ‘검찰 쿠데타’ 맞서 “운동권 청산” 새로운 유형의 보수 만들어야 승산 말싸움 아니라 실천 통해 입증해야 “완벽한 검찰공화국의 수립을 위한 포석이 놓였다. 이제 ‘당, 정, 청(=용)’이 모두 검찰 출신에 의하여 장악되었다. 2019년 검찰 쿠데타가 시작되었다고 문제 제기했을 때 과한 규정이라고 동의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 앞다투어 ‘검찰 쿠데타’란 말을 쓰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이 제 SNS에 올린 글이다. 이 프레임은 문학적 성격을 띤다. 민주적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쿠데타’가 아니다. 검사 출신의 과다기용은 ‘편중 인사’일지는 몰라도 그걸 ‘독재’라 부를 수는 없..

진중권 “한동훈, 이준석 없이 가도 무방하다고 판단한 듯”

시사저널 2023. 12. 26. 17:00 “韓 연설 중 ‘정치는 게임 아냐’ 발언, 이준석 겨냥한 듯” “한동훈-이준석 함께하면 세대교체 효과 극대화…갈등 가능성은 커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민의힘 새 수장으로 정식 임명된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한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없이 가도 무방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날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한 비대위원장이 수락 연설에서 '정치는 게임과 다르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바로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7일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진 교수는 "이준석 전 대표는 정치를 일종의 게임으로 보고 '이겨야 해. 난 이기는 스킬이 있어..

[김순덕의 도발] 황제의 아킬레스건은 아내였다

동아일보 2023. 12. 16. 10:02 영화 ‘서울의 봄’에 가려졌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도 퍽 정치적으로 읽힐 수 있는 영화다......“영화가 다큐멘터리냐?” 일갈했다는 감독은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렇게 막강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인물이, 어떻게 아킬레스건을 가질 수 있을까. 나폴레옹에게 아킬레스건은 한 여자였다. 그래서 나는 핵심을 파고들었던 거다.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관계라는.” “위대해지고 싶겠지. 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아냐, 나 없이는. 말해봐(You want to be great. You are nothing without me. Say it).” 유럽 인구 절반을 다스린 제국의 황제가 나폴레옹이다. 그런 위대한 남자를 손끝으로 가지고..

[김형석의 100년 산책] 꽉 막힌 한국 정치, 실용주의로 넘어서자

중앙일보 2023. 12. 8. 00:19 영국 공리주의 발전시킨 철학 ‘이념보다 사실’ 미국에서 꽃펴 흑백논리, 진영대립의 반대말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핵심 개인과 사회의 성장·발전 꾀해 궁극적 목표는 자유와 인간애 모든 선진국은 냉전 시대의 유산인 좌우의 정치적 갈등을 극복했다. 진보와 보수로 탈바꿈하면서 공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도 그런 국가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친북과 친중국 정치를 택하면서, 진보는 열린 사회에 역행해 진보의 본령을 버리고 폐쇄적인 좌파로 퇴락했다. 보수는 미래지향적인 다원 사회를 외면하고 닫힌 극우로 변했다. 그 결과가 오늘과 같은 후진국의 고충을 재연하고 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인이 기대하는 이념적 방향으로서의 중도는 불가능하나, 실용주의..

[김순덕의 도발]영화 ‘서울의 봄’이 묻는다…“그게 국회냐?”

동아일보 2023. 12. 2. 10:00 혈압 올라가기 딱 좋다는 영화 ‘서울의 봄’을 나도 보았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의 그날,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역할로 나온 정우성(극중 이태신)이 반란군 진압 출동을 막는 부하에게 “방패막이면 어때! 내 눈앞에서, 내 조국이 반란군한테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 게… 그게 군대냐?” 눈을 부릅뜨는데… 눈물이 솟구치는 것이었다. 기자에게 가장 심한 욕은 “네가 기자냐?”다. 일부 네티즌이 함부로 쓰는 ‘기레기’ 같은 비속어는 기자 세계를 모르는 이들이 하는 소리니 못 들은 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배한테, 동료한테 “네가 기자냐?” 소리를 들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그래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거나 개과천선 시킬 각오가 없..

[진중권 칼럼] 캐스팅보터들을 위한 정당

중앙일보 2023. 11. 30. 00:49 거대 양당 실망에 신당 논의 활발 아직 정치적 목적 명확지 않지만 과거 우려먹는 퇴행과 결별 주목 극단 견제하는 의회 내 세력 기대 ‘용산도 싫고, 개딸도 싫고.’ 요즘 흔히 듣는 말이다. 거대 양당이 혐오 정치를 하니, 유권자들은 두 당 모두를 혐오하게 된 것이다. 제3당이야 선거철의 단골 메뉴이니 새로운 현상이라 할 수 없지만, 그 사정을 고려한다 해도 이번엔 신당 논의가 너무나 많다. 사실 대한민국의 정당들은 이미 정치적 정당성을 잃었다. ‘산업화’든 ‘민주화’든 혹은 ‘노동해방’이든 자신들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말해주던 ‘거대서사’를 잃어버리니, 그저 상대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만으로 지지율을 유지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문제는 양당의 혐오 ..

[송호근의 세사필담] 북콘서트의 계절

중앙일보 2023. 11. 28. 00:51 정의로 치장한 정치인 북콘서트 외설과 비루한 표현의 난장판 국민 공헌과 시민 역할을 가로챈 말 고수들 가려 낙선운동 펼쳐야 글로 생계를 잇는 전업 작가는 자신의 저서가 부끄럽다. 혹시 투박한 감정이 들키지는 않았는지 노심초사다. 긴장감이 역력한 저자를 만나는 자리, 북카페에서 조촐하게 열리는 독자와의 대화는 정겹다. 그런데 도시를 옮겨 다니며 요란한 북콘서트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목적이 있다. 과시와 변명, 팬덤 관리, 공론 왜곡. 정치인들의 레퍼토리다. 86세대의 맏형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테이프를 끊었다. ‘별것도 아닌’ 돈봉투 건으로 자신과 주변을 못살게 구는 검찰을 겨냥한 분노와 적개심이 적란운처럼 피어올랐다. 저서 제목도 ‘선전포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