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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의 도발]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은 다 그렇다고?

동아일보 2023. 10. 28. 10:00 사법정상화를 시킬 수 있는 정통 법관이라고 했다. 그들은 공직자 재산등록 누락이나 세금 탈루 같은, 민간인에게 예민한 문제엔 관심도 없는 눈치였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알겠다. 윤석열 정부에서 왜 국민 억장 무너지게 만드는 인사가 자꾸 이어지는지. ‘그들 눈높이’에선 그런 게 문제로 안 뵈는 거다. 왜 재산신고 누락, 부동산 보유, 증여세, 이해충돌, ‘부모 찬스’ 문제가 장관 후보자들한테서 계속 나오느냐는 야당 질의에 1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렇게 답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쓸 때는 대개 비슷한 문제가 나오게 돼 있다”고. 그러나 평범한 국민들은 그렇게 간이 크지 않다. 한동훈 발언은 정직하게 세금 내며 살아온,..

인요한, 한동훈 버금가는 윤석열의 ‘무부채’ 인사 [정기수 칼럼]

데일리안 2023. 10. 27. 04:04 여당 공천 룰 수술하면 이재명 민주당 “경악” 특권 폐지와 정쟁 자제 기치 내걸어 “혁명” 지긋지긋한 운동권 정치 막 내려야 할 임무 내년 총선 승리 후 차기 대선도 유리한 고지 인요한은 윤석열이 한 인사 중 한동훈 다음으로 최고다. 대통령 인기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지지율조차 까먹어 온 데는 인물 발탁 문제가 가장 컸었다. 흘러간 인물 재활용 아니면 도덕성이나 능력 면에서 중하위 수준들이 아주 많았다. 인요한에게 주어진 집권 여당 혁신위원장(가칭)의 최대 임무는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 룰 혁명과 슬로건 설정, 즉 시대정신 제시다. 이 두 가지로 내년 4월 여당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탈환해 지긋지긋한 586 운동권 정치, 국정 발목 잡기..

[김순덕의 도발]‘대통령 심판’했던 보선, 대통령실 문책은 왜 없나

동아일보 2023. 10. 21. 10:00 동아일보 19일 자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 4역과 오찬 뒤 용산어린이정원을 산책하는 사진이 실렸다. 햇살이 눈 부셨는지 윤 대통령은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고 시커먼 양복을 입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이 서열대로 뒤를 따르는 맥락 없는 모습이었다. 기사 제목은 ‘윤 “저와 내각 반성하겠다…국민은 늘 무조건 옳아, 민생 챙길 것”’이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침통하다…우리가 뭘 잘못했단 말인가’ 콱 막힌 울분이 압력솥 증기처럼 뿜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윤 대통령은 늘 그렇듯 잔뜩 인상을 쓰고 있었고, 손짓을 하거나 말을 하는 대장 같은 모습이었다(식탁 앞에 다들 와이셔츠 차림으로 앉은 단 한 장의 사진 역시 대통령이 말하는 장면..

[조용헌 살롱] [1417] ‘스컹크 군단’ 양성

조선일보 2023. 10. 16. 03:00 수신제가(修身齊家)를 한 다음에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하는 것이 유교가 제시한 인간 완성의 길이었다. 수신이 안 된 사람은 치국도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살아보니까 이 두 가지는 다른 차원이었다. 서로 따로 노는 항목이었다. ‘수신제가’가 도덕과 선악의 영역이었다고 한다면 ‘치국평천하’는 전쟁과 권모술수의 무대였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 너무 익숙해지면 전쟁의 승패를 도덕의 우열로 판가름하려는 단순 사고방식에 빠져들게 된다. 모든 것을 도덕으로 환원하려는 세계관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셀럽병에 걸린 어린아이 같은’ 인간이 창의력 하나는 끝내주고, 이 창의력에 과학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파워가 나왔다. 왜 창의력은 괴짜들에게서 나오는가? 미..

키 작아 걱정하던 외손주, 미국 학교서 ‘달리기 상장’ 받은 사연 [김형석의 100년 산책]

중앙일보 2023. 10. 13. 00:59 수정 2023. 10. 13. 05:40 꼴찌 했지만 “가장 열심히 달려” 어릴 때는 ‘사랑의 교육’이 최고 중·고교 성적은 큰 문제 아니야 사제·친구간 공동체정신 익혀야 대학은 문제의식 키워가는 곳 교실이 바뀌어야 새 교육 가능 40여 년 전, 미국에 사는 큰딸 집에 갔을 때였다. 외손주가 초등 4학년인데 키도 작고 볼품도 없는 편이었다. 며칠 전 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다. 우리 애는 열심히 뛰었지만 언제나 꼴찌였다. 내 딸은 그러지 않아도 어려서부터 열등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 담임선생과 상의하곤 했다. 운동회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애가 운동회에서 상장을 받아왔다. ‘누구보다도 제일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준 상’이었다. 꼴찌는 했지만, ..

[김순덕 칼럼]‘대통령 리스크’, 국힘은 말 못하는 선거 후유증

동아일보 2023. 10. 12. 00:22 정권 심판론 대 巨野 심판론 맞붙은 이상하고 유별난 강서구청장 보선 총선 승패는 대통령 지지율 따라 출렁 지금처럼 지지층만 보다간 민심 놓칠 것 차라리 선거에 지는 게 낫다는 말은 대놓고 할 소리는 못 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수박’으로 찍히기 딱 좋다. 국민의힘 같으면 ‘내부 총질하는 자’로 걸릴 수 있는 불온한 발언이다. 그런 말이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은밀히, 그러나 끈덕지게 나왔다. 물론 표면적으론 윤석열 정권 심판론 대 이재명 거야(巨野) 심판론, 막판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 심판론까지 맞붙은 선거였다. 말 잘하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김태우인가, 사실상 윤석열인가” 외쳤다. 대통..

MBC 주인은 ‘꼬뮌’, 대한민국에 ‘린민위원회’가 있다니... [정기수 칼럼]

데일리안 2023. 10. 6. 04:04 2017년 문재인-최승호 체제는 “인공 치하” 제3 노조, ‘북한 같은 MBC’ 폭로, 손배소 도륙 전에 전시해 놓은 생포된 들짐승 같아 문호철 전 국장, “6.25 당시 인민군 같았다” 대명천지 대한민국에, 그것도 민주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는 소위 ‘공영 방송’에 6·25 당시 북한 인민군이 온 마을을 휘젓고 다닌 광기의 ‘꼬뮌’이 존재하고 있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런 충격적인 사실이 정권이 교체된 지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MBC 내 보수우파 제3 노조에 의해 폭로되고 손배소가 진행 중이다. 이 노조, 당시 쫓겨난 보도본부장 오정환과 보도국장 문호철 등이 알려 주는 2017년 12월 문재인-최승호 점령군의 만행은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이게 ..

[진중권 칼럼] 무권유죄 유권무죄

중앙일보 2023. 10. 5. 00:33 수정 2023. 10. 5. 00:39 증거 확보돼 증거인멸 우려 없다? 자료는 있지만 직접증거는 없다? 난해한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문 공당 대표 신분 의식한 것 아닌가 유권무죄, 무권유죄. 실제로 그가 ‘공당의 대표’라는 사실을 영장 기각 사유의 하나로 기재되었다. 해석학과 언어철학을 전공했지만, 영장 판사가 밝힌 기각의 사유는 이차대전 중의 에니그마 머신만큼 난해하기 짝이 없다. 하나씩 살펴보자. ‘인적·물적 증거가 확보되었다’는 판단과 ‘직접증거가 부족하니 증거를 더 찾아오라’는 요구는 서로 충돌한다. 이 모순을 완화해 주는 게 증거라는 말 앞에 붙은 ‘직접’이라는 말. 즉, 간접증거는 많아도 직접증거는 없다는 얘기다. 대체 ‘직접증거’가 뭘까? 이재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