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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 칼럼] 議席 잃는 선거, 정권 잃는 선거

조선일보 2023. 8. 12. 03:21 국가 정통성·안보 제자리 찾기 과감히, 內部 비판엔 숨통을 온 나라 똥바다 만든 문재인의 ‘우리편第一主義’ 경계해야 한국 정치는 지금 3당 구도를 닮아간다. 크기로 보면 국민의 힘·무당파(無黨派)·더불어민주당 순(順)이다. 무당파는 꾸준히 늘어 작년의 두 배, 30%대 중반에 달한다. 국민의 힘과 민주당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쇠퇴하고 있다. 무당파는 당원이 없다. 정강·정책도 없고 따라서 노선(路線)도 없다. 능동적 정치 주체(主體)가 아니기에 잘한 것도 못한 것도 없다. 요즘 추세로 보면 이런 5무(無) 세력이 최대 정치 집단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당파는 중도파(中道派)가 아니다. 국가 정통성과 헌정(憲政)질서를 지키고 동북아의 미아(迷兒)가 될 뻔한..

[김순덕의 도발]눈 떠보니 후진국…‘잼버리 트라우마’ 어쩔 것인가

동아일보 2023. 8. 11. 14:05 수정 2023. 8. 11. 14:24 12일 막을 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긴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 세상에, 영국 청소년들이 폭염보다 화장실이 더 끔찍하다고 사흘 만에 캠핑장을 뛰쳐나가다니. 매트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대장이 BBC방송에 대고 “수천 수만 명이 쓰는 화장실을 규칙적으로 치우지 않는다고 전에도, 중간에도, 수없이 조직위에 얘기했는데,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그대로여서 실망했다”고 한 것도 한국의 수준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대통령이 주요국가 7개국(G7) 회의에 초대됐다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듯 잘난 척 할 일이 아니었다. 새만금 잼버리 주무 부처는 대한민국 여가부다. 그 놈의 “전임 정부 탓” 듣자고 국민이 정..

진중권 “이게 무슨 혁신? 사법리스크 이재명과 수령님 결사 옹위하듯 하는 얼빠진 강성 팬덤이 문제”

문화일보 2023. 8. 11. 11:09 수정 2023. 8. 11. 11:12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과 관련해 "이게 무슨 혁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10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우리 알지 않나. 사법리스크에 싸여 있는 이재명 대표, 그 다음에 대표를 수령님 결사 옹호하듯이 하는 얼빠진 강성 팬덤층, 이 사람들이 문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이건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뭘 혁신하겠다는 건가"라며 "결국 던져놓은 것도 그쪽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결국 문제가 됐던, 민주당에 위기를 불러왔던 요소를 아예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위기로 몰아넣은 요인 중 하나가 당 전체가 ..

[진중권 칼럼]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 멈춘다

중앙일보 2023. 8. 10. 01:02 잼버리 책임 놓고 꼴사나운 공방 언제까지 ‘전 정권 탓’ 돌릴 건가 여야 다 같이 책임 면하기 어려워 희생양 찾기보다 해결책 제시를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트루먼 대통령의 명언이 새겨진 팻말을 선물했다고 한다.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 멈춘다(The buck stops here).’ 듣자 하니 ‘대통령직이란 더 이상 남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최종적인 자리’라는 뜻이란다. 어쩌다가 이 나라가 국제행사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나라가 됐을까? ‘한류’로 쌓아 올린 국가의 이미지가 잼버리 대회 하나로 우르르 무너져 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대통령실은 전 정권 탓부터 했다.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다.” 수해도 전 정권 탓..

[송호근의 세사필담] 사막에 줄긋기

중앙일보 2023. 8. 8. 00:58 인권과 교권이 맞닿아 분쟁 발생 도리보다 권리를 부추긴 민주화 양육과 훈육이 뒤섞인 교육 현장 개념 분리와 중간 전문기구 절실 얼마 전 튀르키예가 쿠르드족을 국경 밖으로 쫓았는데, 과연 쫓아낸 건지 헷갈린다. 조상을 찾아 모래언덕을 다시 건너오는 걸 막을 수 없다. 쿠르드족도 딱하고, 3개 국가도 딱하다. 분쟁이 끊일 날이 없다. 사막에 줄긋기다. 사막에 줄긋기, 요즘 문제가 된 아동학대처벌법과 학생인권조례가 딱 그 모양이다. 정서적, 신체적 학대의 경계가 애매모호하다. 학대의 주체가 주로 교사로 상정되기에 학생이 피해를 호소하면 곧장 고소·고발이 가능하다. 10만 명 장애아동이 다니는 특수학교를 위시해 초중등학교에서 고발 행위가 빈번한 이유다. 지난 5년간 12..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정전 70년의 아픔…잊을 수 없는 6·25 때 평양 이야기

중앙일보 2023. 8. 4. 00:57 수정 2023. 8. 4. 01:23 제자 도움으로 전쟁 중 평양 방문 공산 정권에 처형된 친척들 많아 중공 개입하며 동생들과 남으로 평양에 남은 어머니 부산서 재회 6·25 3년 전 세 살짜리 딸 두고 탈북 기차로 떠난 다음 날 늦은 아침에 나는 대동강 동쪽에서 나룻배로 대동문 앞에 도착했다. 약간 늦은 오전 고향 집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나타나리라고 생각도 못 했던 큰딸 성혜가 머뭇거리다가 품 안에 안기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3년 전 세 살짜리를 두고 탈북했던 나였다. 외할아버지가 동네 유지 중 한 분이었다. 할머니가 칠골 강씨 집안이었다. 큰아들을 임신하고 친정에 가 있을 때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도 김일성을 임신해 고향에 와서 같은 때에 해산했다. 그때 김일..

[강천석 칼럼] 대한민국을 만든 이승만 대통령의 두 말뚝

조선일보 2023. 7. 29. 03:20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세계정세 확실히 읽은 亡命客 자본주의·자유주의 터 잡고 한미동맹으로 번영 길 닦아 6·25전쟁 정전(停戰) 70주년을 기념하는 뜻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는 기본 조건인 자유(自由)를 지켜낸 기적을 기리는 것이다. 이 싸움에서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죽거나 다쳤다. 김일성 군대 22만 명은 스탈린이 준 탱크와 대포로 무장했다. 마오쩌둥은 중국 내전(內戰)에서 공산군과 한편이 돼 싸운 조선 출신을 딸려 보냈다. 당시 국군 병력은 9만8000명. 주말 외출을 나갔다가 긴급 파견된 주일(駐日) 미군은 소수에 불과했다. UN군은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1950년 8월 4일 국군과 미군은 낙동강 남쪽으로 후퇴했다. 백..

[김순덕의 도발] 정전 70주년에 돌아본 좌파와의 협상법

동아일보 2023. 7. 28. 14:00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늦었지만 당연한, 기구한 역사가 불러온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사람에게 협상이라 함은, 서로 소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윈-윈 게임이다. 공산당은 다르다. 총성 없는 전쟁일 뿐이다. 오죽 애간장이 탔으면 유엔대표단 협상 단장 터너 조이 제독(1895~1956)이 유언 같은 저서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를 내놓고 1년 만에 세상을 떠났겠나. 백선엽도 회고록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2010년)에서 그때의 경험을 언급했다..... 백선엽은 착잡했다. 우리는 휴전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