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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환의 제주스케치] 수확 끝낸 보리밭… '보리 추위에 중늙은이 얼어 죽는다' 속담이 생각나는 날씨네요

바람아님 2015. 6. 6. 12:05

(출처-조선일보 2015.06.06 조의환 사진가)


	보리밭 / 조의환

 보리밭 / 조의환


육지는 요즘 때아닌 더위로 몸살이라고 하는데 
남쪽 제주도는 정작 긴팔 옷을 입어도 될 정도다. 
제주 속담에 
'보리 추위에 중늙은이 얼어 죽는다'고 한다. 
보리 수확기인 요즘 밤에 한라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기 때문이다. 보리는 한때 제주 
사람들의 주식이나 다름없는 귀한 곡식이었다. 
돼지우리에서 거둔 거름에 보리씨앗을 섞어서 
주먹 반 정도 크기로 뭉친 뒤 밭에 뿌려놓은 다음, 
쟁기로 밭을 가는 방법으로 파종했다고 한다. 
11월에 심어서 5월 말이나 6월 초에 수확하는데, 
얼마나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지 
'겨를 없는 보리 수확 때는 장인어른이 와도 
엉덩이로 절할 틈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요즘은 콤바인으로 수확을 하니 혼자서도 
넓은 밭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사진은 콤바인으로 수확을 끝낸 보리밭에 이삭을 자르고 난 보릿대를 가지런히 쏟아내 놓은 모습이다. 
월동채소의 과잉 생산과 가격 하락으로 재배를 권장하여 작년보다 재배 면적이 2배 이상 늘었다. 
보리가 익을 무렵엔 제주 명물 자리돔이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 부근에서 5월 31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