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8.05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非효율 정부·중앙銀 개입 없이 거래를 가능케 만든 비트코인… 블록체인 검증이 신뢰도 높여
'신뢰의 중앙 통제' 벗어나게 한 발달된 IT와 암호화의 힘이 입법·선거·사법도 변화시킬까
돈이란 무엇인가?
우선 신사임당, 세종대왕, 이이, 이황의 얼굴이 그려진 직사각형 종이를 상상할 수 있다.
물론 화폐는 돈의 형태 중 하나이지 돈 그 자체는 아니다. 월급 통장에 찍혀 있는 숫자,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 매년 불어나는 나라 예산 등은 모두 돈의 다양한 형태들이다.
인류 역사상 돈이란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일까?
인류 역사상 돈이란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일까?
지구에 나 혼자 살고 있다면 돈은 무의미하다.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내가 만들어야 하고, 내가 만들지 못하는 것은 내가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 명의 사람이 존재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리는 유전·환경·우연을 통해 다양한 능력과 선호도를 가지게 된다.
다양한 능력과 선호도는 다양한 생산 능력을 의미한다.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말이다. 교환을 해야 할 때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내가 키운 돼지와 타인이 잡은 물고기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돼지를 운반해야 한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문제가 있다.
내가 오늘 필요한 물고기를 가진 사람 역시 오늘 돼지를 필요로 할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는 순간 이 모든 문제들은 해결된다.
돈은 휴대하기 간편하며 시장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를 사고팔 수 있는 보편적인 도구다.
하지만 돈의 기원은 또 하나의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 '신뢰의 위기'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돼지·물고기·인터넷 서비스지만 우리가 교환하는 것은 그것들과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야 할 돈이라는
약속뿐이다. 돈을 주고 물건을 사고판다는 것은 결국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를 교환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어떻게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신뢰할 수 있을까?
어떻게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신뢰할 수 있을까?
가장 단순한 방법은 믿을 만한 제삼자에게 우리의 신뢰를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바로 1만년 전 인류가 도시와 국가를 발명한 이래 '정부'와 정부가 보장하는 '중앙은행'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살고 있는 이유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인류 역사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인류 역사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다.
그러나 오늘날 중앙은행과 정부는 다양한 비효율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거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진 사람들과였지 '정부'라는 추상적 조직은 아니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신뢰를 교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바로 '비트코인(bitcoin)'과 '블록체인(blockchain)'이 던지는 질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 비트코인은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잘 알려져 있듯 비트코인은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하지만 '핀테크(FinTech)'라는 이름 아래 도입되고 있는 일반 전자화폐와는 개념적 차이가 있다.
일반 전자화폐는 직사각형 종이에 나라가 보장하는 가치가 적혀 있는 '피아트 돈(fiat money)'을 전산화시켰을 뿐이다.
일반 전자화폐 뒤에는 여전히 1차·2차 금융업체들, 그리고 그들 뒤에는 중앙은행이 있다.
중앙은행은 교환된 모든 돈의 기록을 가지고 있기에 그 누구도 같은 돈을 두 번 쓸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중앙은행이 보장하는 신뢰의 기반이다.
하지만 비트코인(bitcoin)은 P2P(peer-to-peer)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앙은행의 보증 없이 개개인들이 직접 전자화폐를 교환한다는 말이다.
대신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신뢰를 보장한다.
암호화된 블록체인을 통해 교환된 모든 돈의 기록을 누구나 읽고 검증할 수 있다.
공동체의 수학적 검증을 통해야만 새로운 교환이 블록체인에 추가될 수 있으니 같은 돈을 두 번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앙은행 없이도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발달된 IT 기술과 암호화 덕분에 우리는 서서히 정부가 필수인 '중앙 신뢰'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발달된 IT 기술과 암호화 덕분에 우리는 서서히 정부가 필수인 '중앙 신뢰'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순한 블록체인을 넘어 차세대 '신뢰공학(trust engineering)'을 통한 미래 입법·선거·예산·사법 제도를 모두 구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각주 : >
비트코인(Bitcoin)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가 만든 디지털 통화로,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신, 비트코인의 거래는 P2P 기반 분산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이루어지며, 공개 키 암호 방식 기반으로 거래를 수행한다. 비트코인은 익명성과 공개성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갑 파일의 형태로 저장되며, 이 지갑에는 각각의 고유 주소가 부여되며, 그 주소를 기반으로 비트코인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비트코인은 1998년 웨이따이가 사이버펑크 메일링 리스트에 올린 암호통화(cryptocurrency)란 구상을 최초로 구현한 것 중의 하나이다 |
블록체인(blockchain)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적용됐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한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내역을 보내주고, 거래할 때마다 이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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