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전쟁에서 이기는 방안은 무엇일까. 국력 신장이다. 전쟁에 쓰이는 비용, 곧 전비(戰費)는 한 국가가 축적한 재화와 인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군사력은 무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좁게는 무기, 병사, 지휘관을 지칭하지만 범위를 넓히면 경제력, 외교력, 국민 의지 등도 포함된다.
간과할 수 없는 변수도 있다. 북한처럼 국력은 우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비대칭 전력이 월등한 경우다. 핵, 미사일, 장사정포, 특수전 부대, 잠수함, 화생방무기…. 게다가 서울이 휴전선 코앞이고 주요 시설은 대다수 노출돼 있다. 감당이 되겠는가. 눈을 안으로 돌려 방위산업 비리를 보면 북의 위협에 ‘제때 제대로 대처해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 군의 적지 않은 보유 무기와 보급품이 ‘불량’인 것으로 새삼 재확인됐기에 하는 말이다.
군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걱정을 끼치고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형국이어선 안 된다. ‘손자’는 ‘군대로 인해 국가가 가난해지는 일(國之貧於師者)’을 거론하면서 “파손된 수레와 피로한 말(破車疲馬)을 교체하고 … 큰 소와 큰 수레(丘牛大車) 등을 구입하는 데 비용을 대느라 나랏돈이 60% 정도 날아가게 된다”며 짜임새 있는 재정 운용을 강조했다.
방산비리는 군의 전력과 사기를 떨어트린다. 연루자들을 이적행위로 엄벌해야 하는 이유이다. 문제는 공사(公私) 분명한 제대로 된 사람을 쓰는 일이다. 애초 돈에 눈먼 이들에게 국가안위를 맡겨선 안 된다. “탐욕스런 자는 금을 주면 옥을 얻지 못함을 한탄한다(貪得者 分金 恨不得玉)”고 ‘채근담’은 경책하고 있지 않는가. 오늘은 ‘국군의 날’이다. 싸우면 다산(多算)을 넘어 반드시 이기는 ‘필승(必勝)의 국군’을 위한 경책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國 나라 국, 貧 가난할 빈, 於 어조사 어, 師 군대 사, 者 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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