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발자국 / 이정규
상념속의 긴 하루는 퇴색된 채로 가슴앓이의 노예가 되어 여린 내 가슴 빈자리 속에 황량한 마음 심금을 울리는 비련 이었던가 초야에 맺힌 이슬아 달무리에 새긴 그 언약도 잠시 머물고 가는 삶의 한 부분이자 저 하늘에 뜬 구름 인 것을 왜 몰랐는지
굳게 뿌리내린 나무도 세월 앞에 꺽여져 생명을 다하고 허공에 걸린 초생달 호수위에 흩어지는 파문으로 조각 조각 달을 가르니 정녕 정해진 삶이 없음을 설산에 매화꽃 같은 임이여 인생이란 긴 여정속에 순간과 찰라의 흔적은 남겠지만 인연의 발자국은 되돌아 갈수 없는 길에 환영은 무소유 임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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