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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지적자본론

바람아님 2015. 12. 1. 08:57

(출처-조선일보 2015.11.21 허욱 기자)


[북리뷰] 지적자본론지적자본론무사다 무네아키 지음|이정환 옮김|민음사|216쪽|1만3800원

저자는 일본 기업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의 창업자다. 
그의 창업 과정과 경영 철학을 담은 책이다. CCC는 ‘츠타야 서점’으로 유명하다. 
회원 수만 5만명에 이른다. 일본 각지 매장 수만도 1400여 개에 이른다. 종이책 판매가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에서 츠타야 서점을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계속 늘고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이 서점은 고객에게 ‘책’만 팔지 않는다. 책과 함께 라이프 스타일까지 제공한다. 
츠타야 서점은 책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철저히 고객을 위한 자리다. 
고객은 츠타야 서점이 주는 편안함에 이끌려 이곳에 머문다.

2013년 4월 CCC가 리모델링해 새로 문을 연 다케오 시립도서관도 저자의 작품이다. 
공항 라운지와 멋들어진 대학 도서관, 대형 서점의 모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곳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1년 내내 개방된다. 
다케오 시민은 5만명에 불과하지만, 도서관 방문객은 13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저자의 또 다른 성공 사례로는 ‘T포인트’가 있다. 그는 2003년 업종을 망라한 공통 포인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회원수가 5000만명에 육박한다.

저자는 ‘기업 = 디자이너 집단’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고객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능력인 ‘지적자본’이야말로 기업의 성공 요소가 된다. 
그것이 부족한 기업은 앞으로 비지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의 경영 철학은 최근의 흐름과도 부합한다. 
스마트폰 업계 리더 ‘애플’은 휴대전화 단말기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을 고객에게 팔고 있다. 
충성스런 애플 고객은 새로운 문화를 제공해 줄 신제품 출시를 애타게 기다린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고객들의 호평을 받은 사례가 있다. 
현대카드의 디자인·뮤직·트래블 라이브러리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말미에 등장하는 멋진 도서관 내외부 사진 29장이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