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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2]"한국, 바로 核무장은 어렵지만 언제든지 가능한 잠재력 가져야"/주한미군 핵무기는 한국 NPT와 무관

바람아님 2016. 2. 17. 00:24

"한국, 바로 核무장은 어렵지만 언제든지 가능한 잠재력 가져야"


조선일보 : 2016.02.15 06:13


['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2] 이상우 신아시아연구소장
"北이 우리에게 핵폭탄 던지면 美가 대신 복수? 순진한 생각"

이상우〈사진〉 신아시아연구소장(전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은 14일 "현 국제정치 구조상 한국이 바로 핵무장을 하는 건 어렵다"면서 "하지만 NPT(핵확산금지조약)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하고, 미국을 설득해 우리도 일본처럼 언제든지 필요하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는 상태까지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핵개발을 한) 북한으로 인해 이미 폐기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장은 "NPT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못 하게 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 스스로 비핵화 선언을 통해 묶어 놓은 것"이라며 "핵무기를 만들 잠재력을 갖는 핵무장 선택권(nuclear option) 전략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 소장은 "지난 70년간 우리는 북한이 뭘 하면 그에 대응하는 식의 '소극(네거티브) 전략'에 매달렸다. 남한 땅에서 군대는 방어, 정치 이념은 반공(反共)만 생각했지 한 번도 북한을 주전장(主戰場)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이제 대북 정책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뭘 하겠다는 '적극(포지티브) 전략'으로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으로 72개 국방 개혁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던 그는 "군사 전략도 능동 억제 전략으로 바꿔 북한 핵은 물론 전쟁 관련 시설들을 사전에 완벽하게 제거할 능력을 갖추고 해병대, 특수전 부대도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의 대남 전략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으며 남북 간에 타협해서 뭘 한다는 게 착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상우 신아시아연구소장은 14일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우리가 잘해주면 북한이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이라고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 美에 한국은 '조강지처' 아니다
美가 자기네 피해를 감수하고
한국 위해 무조건 나서진 않아

이상우 신아시아연구소장은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가 북한을 아프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그걸 쓸 의지가 있다는 걸 북한에 확신시켜야 한다"며 "전쟁을 하자는 게 아니라 그럴 결의를 가질 때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경제력이 크다고 무조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경제력은 우리가 북한의 40배지만, 결의의 정도는 북한이 우리의 40배 이상"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우리가 압박하면 북한이 바뀔 거라고 하는데, 북한은 인민의 복지·안위를 생각하는 정상 국가가 아니다. 김씨 정권의 안전에만 관심이 있는 신정체제 종교국가다. 북한 정권은 인구 2400만명 중 시스템을 유지할 300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2100만명이 굶어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이런 속성을 파악하지 않고선 제재가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우리의 안보·대북 정책은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가.

"우리 군사력이 세계 8위다 9위다 하는데, 허상이고 착각이다. 국가의 힘(Power)은 의지(Will)와 전략(Strategy)과 능력(Capability)의 곱(P=W×S×C)이다. 우리는 경제·군사적 역량을 의미하는 능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상대와 싸웠을 때 우리가 입을 손해를 감수하는 '결의의 정도'를 의미하는 의지는 '0'에 가깝다. 의지가 0이면 국가의 힘도 0이다. 우리처럼 국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나라는 국가의 힘이 발휘될 수 없다."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국군이 북한에 밀린다는 것인가.

"지금의 전쟁 환경은 4세대 전쟁 시기다. 우리가 경제 발전으로 힘이 생겨서 4세대 무기를 갖추고 있을지 모르지만, 군 조직이나 운영·전략은 2세대 전쟁을 고집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 역량이 떨어져서 무기는 낙후했다. 2세대 무기쯤 된다. 하지만 조직이나 운영은 4세대로 봐야 한다."

- 사문화된 '비핵화' 폐기를
NPT 범위내 할 수 있는건 다 해
日本처럼 언제든지 필요할 때
핵무기 만들 능력 보유해야
우리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


―미국의 핵우산으로 북핵에 대처가 가능한가.

"'본질적 이익' 관계로 묶인 미국과 이스라엘과 달리 우리와 미국은 '상황적 이익' 관계다. 미국은 '조강지처' 이스라엘을 자기네 피해를 감수하고서도 돕지만, 한국엔 그렇지 않다. 냉전시대에 미국은 소련이 진출하는 걸 막기 위해 일본이 필요했고, 일본을 지키려면 한국이 필요했다. 그 용도가 없어지면 '상황적 이익'도 없어진다. 그러면 내팽개쳐질 수 있는 게 국제정치다. 미국이 어떠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릴 지켜줄 거라는 기대는 착각이다. 북한이 우리에게 핵폭탄을 던지면 미국이 그걸 보복하려고 평양을 때리겠는가. 미국이 자국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우리를 위해 무조건 나설 것이라고 믿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하는가.

"현 국제정치 구조상 한국이 바로 핵무장을 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NPT(핵확산금지조약)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선언은 북한으로 인해 이미 폐기된 상태다. 미국을 설득해 우리도 일본처럼 언제든지 필요하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는 상태까지는 가야 한다."

―앞으로의 안보 전략은 어떻게 다시 짜야 하나.

"우리는 그동안 공산주의 막고, 간첩 막고, 군대도 방어 위주로 운영해왔다. 이렇게 해서 성공하면 현상 유지이고, 10% 실패하면 북한에 10% 빼앗기는 싸움을 계속해왔다. 이제는 이런 소극(네거티브) 전략에서 적극(능동)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의 핵 관계 시설, 전쟁에 관계되는 주요 시설을 북한이 실전에 쓰기 전에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우리 방어가 아니라 북한에 침투할 해병대, 특전부대를 확대하고, 무인공격기(드론)도 확충해야 한다. 이런 능력과 의지를 확인시키면 북한도 어렵게 희생하면서 그런 시설을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중국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중국은 북한을 버퍼존(Buffer Zone· 완충지대)으로서 필요로 하는 입장인데, 통일 한국이 더 좋은 완충지대가 될 수 있다고 설득시켜야 한다. '한국은 반중(反中) 안 한다. 중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기 위해서 반중 안 한다'고 말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중국과 싸워서 이익 본 적이 없다는 걸 중국도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리고 통일된 이후에도 통일한국은 한·미 동맹을 유지하겠지만, 미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불가피한 차원이라는 걸 이해시켜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얻는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이념에 상관없이 최고 전문가들을 모아서 연속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통일·외교·안보 문제는 무조건 전문성만 봐야 한다. 하지만 역대 정권들은 전문성보다 충성도로 사람을 썼고, 지금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의 카운터파트들이 5년마다 외교안보 정책과 담당자들이 싹 다 바뀌는 우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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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핵무기는 한국 NPT와 무관

동아일보 2016-02-16


[전술핵 재배치론 부상]
국내 들여와도 국제법 논란 비켜가… NPT 탈퇴후 핵무장땐 국익 타격
원자력 평화적 이용 제약될수도


주한미군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 문제에 대한 국제법적 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안보의 중대사인 만큼 한미 당국이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된다는 점에서다. 이를 통해선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라는 첨예한 문제를 비켜 갈 여지가 있다. 한국이 1974년 체결한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을 유지하면서도 1990년대 초반까지 전술 핵무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이어 미국에 안보를 신세 져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북핵 6자회담에 관여했던 전직 고위 외교관은 “한국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했던 ‘북한의 핵 포기’라는 공동의 목표가 흐려진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일방적인 핵무장에 대해 정부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외교부는 15일 “한국은 국제 핵 비확산 체제 강화에 기여하면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증진해 나간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개별 외교관들의 의견은 좀 더 신랄했다. 중견 외교관은 “NPT를 탈퇴하고 곧바로 핵무장을 하자는 건 한국이 북한과 똑같은 불량국가가 되자는 소리나 같다”라고 말했다. NPT는 핵 비보유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약으로 한국은 1975년 가입했다. 전 세계 190개국이 NPT에 가입했으며 미가입국은 북한 인도 쿠바 파키스탄 등 네 나라뿐이다. 이 가운데 NPT에 들어갔다 스스로 탈퇴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 한국이 자진 탈퇴하면 ‘남북한 NPT 동반 탈퇴’라는 망신을 자초할 것이라고 이 외교관은 말했다.

한국이 NPT를 탈퇴했을 때 미칠 파장도 생각해야 한다. NPT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과 함께 핵 비확산 체제의 양대 축이다. 다른 외교관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의 전제조건이 △NPT 준수 △핵 기술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두 가지라며 “한국이 핵 기술을 군사용으로 전용하는 일방적 핵무장을 결정하면 미국에서 제공받은 원전 원천 기술과 각종 설비를 모두 반납하고 원자력 암흑시대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