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암 투병 중 이탈리아 자택서 숨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별세했다고 AFP와 dpa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4세.
이들 매체는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 에코의 가족이 그의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는 에코가 최근 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으며 19일 저녁 이탈리아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학자이자 작가인 에코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 등의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장이다.
대중에는 소설가로 주로 알려졌지만 역사와 철학, 미학, 기호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이기도 하다.
1932년 이탈리아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토리노대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으며 5년가량 TV 방송국에서 일하다 1950년대 중반부터 강단에 서기 시작했다.
토리노대와 밀라노대, 피렌체대 등에서 미학과 건축학, 기호학 등을 가르쳤으며 1971년부터는 볼로냐대에 몸담았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으로부터 개인용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은 그는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비롯해 영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에 통달한 '언어의 천재'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은 1980년에 펴낸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계기로 세계에 알려졌다.
이 소설은 중세 수도원을 무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의 필사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추리기법으로 다루고 있다.
'장미의 이름'은 에코의 방대한 지식이 담긴 현학적 내용과 중층적인 전개방식 등에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1986년 우리나라에도 소개돼 '에코 바람'을 몰고왔다.
이 작품은 1989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그가 1988년 두 번째로 내놓은 소설 '푸코의 추'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중세의 예술과 미학', '기호학 이론', '독자의 역할', '기호학과 언어철학', '해석의 한계' 등 그가 남긴 학술 이론서들도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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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먹는 것은 다른 관습일뿐"…한국 옹호한 움베르토 에코
연합뉴스 2016/02/20 17:25국내 언론 인터뷰선 "한국은 내 모든 책 번역" 고마움 표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타계한 세계적인 석학 움베르토 에코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에코는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비판한 프랑스 여배우를 비난하며 한국을 옹호하는 한편 자신의 책을 전권 번역 출간한 한국 출판계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2002년 계간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 실린 김성동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와의 대담에서 개고기 문화를 비판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에 대해 '파시스트'라고 비난했다.
에코는 "한국인들 역시 자기네 프랑스 사람들처럼 개고기를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그녀는 파시스트로밖에 볼 수 없다"며 "어떤 동물을 잡아먹느냐의 문제는 인류학적인 문제다. 그런 면에서 바르도는 한 마디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우둔함의 극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상이한 문화권에서 서로 다른 관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감수할 수 있는 것과 감수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잣대는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에코는 2012년 한 국내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책이 42개 언어로 번역됐다며 "한국은 내가 쓴 모든 책을 번역한 몇 안 되는 예외적 나라"라고 고마워했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등 에코의 저서 50여권을 출간했다.
열린책들은 2004년 에코가 50여 년간 출간한 철학·기호학·문학 이론·문화 비평 도서들을 모아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을 펴내기도 했다.
이 출판사의 안성열 편집주간은 "에코의 초기작들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경우도 있지만 에코의 저술 대부분은 열린책들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며 "에코의 단독 저술 책이라면 99% 저희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낼만한 책은 물론 낼 수 있는 책은 다 냈다"고 덧붙였다.
에코의 가족들은 암으로 투병했던 그가 19일 저녁 이탈리아 저택에서 향년 84세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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