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닷컴 2016.03.26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바둑 즐기는 늙은이
| 碁翁 有無要與四隣通(유무요여사린통)
白首林泉興不窮(백수임천흥불궁)
若干卷軸付兒工(약간권축부아공)
滿目詩饞月又風(만목시참월우풍) |
150년 전 전라도 장성에 살던 선비 변종락(邊宗洛·1792~1863)이 만년에 썼다.
그의 호는 기옹(碁翁), 바둑을 즐기는 노인이다. 그 호를 따서 기옹정(碁翁亭)이란 정자를 짓고 바둑에 빠져 지냈다.
갚아야 할 빚이 없는 시골 늙은이라니 태평하고 여유로운 심사를 짐작하겠다.
벼슬 운은 없어도 그 대신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자식들 생계도 다 장만해두었고, 손자들 공부시킬 책도 충분하다.
이만하면 여생을 즐길 일만 남았다.
바둑은 평생의 고질병이지만 사방 천지에 멋진 풍경 펼쳐지니 시를 안 짓고는 못 배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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