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으로 세계인들에게 한국어를 전파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종배(재선·충주) 의원이 30일 세종학당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종학당 수는 2007년 3개국 13곳에서 현재 57개국 143곳으로 11배 늘어났다. 한국어 능력시험(TOPIK)에 응시하는 외국인 수도 2005년 2만여 명에서 2015년 17만여 명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수치다.
하지만 세종학당의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어두침침한 조명에 허름한 교탁, 1990년대식 나무 책걸상 등으로 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았다. 중국 창춘(長春)과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몽골 울란바토르, 필리핀 파사이, 베트남 호찌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 있는 세종학당이 대표적이었다. 이 의원은 “2014년부터 54개 소가 시설 개선을 신청했지만 지난해까지 20곳만 완료했다”며 “한국 이미지에 먹칠하지 않도록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은 자국어 보급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언어에 대한 관심이 관광산업 활성화와 수출 증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자학원은 135개국에 걸쳐 1500곳에 달한다. 영국의 브리티시카운슬은 112개국 268곳, 독일의 괴테인스티튜트는 98개국 159곳이다. 이 기관들은 연간 3000억원 내외의 예산을 쓴다. 세종학당의 예산은 연 128억원으로 24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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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부족으로 인해 세종학당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65.2명이나 된다. 공자학원(31.4명)의 두 배다. 태국의 한 세종학당은 교원 1명이 학생 385명을 담당한다. 이 의원은 “현지에서 채용된 교원 중에는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자국어 보급 전쟁 시대에 세종학당은 일종의 무기인 만큼 제대로 된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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