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北韓消息

[설왕설래] 중국에 넘어간 동해

바람아님 2016. 8. 14. 00:59
세계일보 2016.08.12. 20:38

진 시황제는 왜 장성을 쌓았을까. 후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조선 변경에서 놀던 그는 조선의 예언가로부터 비구(秘句)를 듣는다. “진을 망하게 할 자는 호(胡)다.” ‘사기’ 진시황 본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원문에는 “바다 쪽에 갔다(入海)”고 되어 있다. 단재 신채호는 조선 변경으로 해석했다. 호는 흉노다. 이때부터 몽염은 30만 군사를 이끌고 장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때의 장성은 임조로부터 갈석에 이르렀다고 한다. 임조는 감숙성, 갈석은 발해만 근방에 있다. 만리장성 명칭은 이때 생겼다. 장성 수축을 마무리한 때는 기원전 214년 즈음이다.

진은 번성했을까. 8년 뒤 망한다. 비구의 예언은 맞아떨어졌다. 2세 황제 호해(胡亥) 때 망하고 말았으니. ‘강병의 나라’ 진은 왜 망한 걸까. 호를 흉노로 잘못 해석한 때문일까. 강병에 경제는 엉망이 되었다. 주린 백성이 창칼을 들고 일어나니 나라가 온전할 수 있었을까.


이어 등장한 유방은 달랐다. 약법삼장을 공포한다. “사람을 죽인 자는 처형하고, 상하게 하거나 도둑질한 자는 엄벌하고, 진의 법은 폐지한다.” 이런 영도 내린다.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들라.(鑄劍爲犁)” 백성을 쉬게 하고, 부국을 만드는 계책이다. 대성공했다. 한나라는 중국의 표준과 같은 존재가 됐다.


북한이 서해에 이어 동해 조업권까지 중국에 팔아넘겼다고 한다.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7500만달러. 약 820억원이다. 왜 팔았을까. 외화가 바닥났기 때문일까. 망망대해에서 고기 잡을 배도 마땅치 않은 것 같다. 어획 목표에 쫓겨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가는 북한 어민들. 어차피 잡지 못할 물고기, 바다를 팔아 돈이나 벌자고 생각했음 직하다. 고기 잡을 배는 왜 없는 걸까. 양어장을 찾아가는 김정은. 바다에 널린 물고기를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양어장에 가니 북한 어민은 무슨 생각을 할까. 새까맣게 몰려든 중국 어선을 보는 어민은 또 무슨 생각을 할까.


처형된 장성택에게 붙은 죄명.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고….” 바다 조업권을 파는 것은 뭐라 해야 하나. 진의 멸망을 꿰뚫어본 조선의 예언가는 북한을 두고 무슨 말을 할까. 그의 비구가 궁금하다.


강호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