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낙엽이 지는 날은

바람아님 2016. 10. 11. 23:23

 




낙엽이 지는 날은 / 주응규



투명한 가을 햇살이 비수처럼
심장을 긋는다 


긴 나날
햇살 바라기를 하던 잎새는
짝사랑 열병 앓이에
발갛게 그을려 바싹 야윈 몸을
지탱하기에 힘이 부친다


아직도 채 부치지 못한
사랑의 연서가
가슴에 쌓여있다


단풍 든 잎새가
소슬한 갈바람에 실려 슬피 울며
낙엽이 지는 날은
괜스레 핑그르르 눈물이 돌아
눈시울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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