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본국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다. 이 외교전문은 해킹된 뒤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실렸다.
라스푸틴은 황태자의 병을 기도로 고친다며 국정에 개입해 러시아 제국을 멸망으로 이끈 요승(妖僧) 그레고리 라스푸틴(1869~1916년)을 말한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전문에서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설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35년 전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도 그에 포함된다”고 썼다.
이어 “카리스마 넘치는 고 최태민 목사는 인격 형성기에 박근혜 (후보)의 심신을 완전히 지배했다. 그 결과 최태민 (목사)의 자녀들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이 만연하다”라고 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가 전문을 작성한 시기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을 펼칠 때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재산 형성 과정에서 부정 축재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후보)측이 박근혜 (후보)가 도덕적으로 무결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비리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최태민씨 정보를 미국 측에게 전해 준 인사가 최씨를 ‘라스푸틴’이라고 표현했는지, 아니면 고려말 요승인 ‘신돈’이라는 불렀는데 버시바우 전 대사가 알기 쉽게 ‘라스푸틴’이라고 번역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