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해근
하와이대 사회학과 교수
그러나 나는 이번 일을 보면서 깊은 씁쓸함을 느낀다. 지난해 가을, 하와이대의 원로 동료 교수인 만프레드 헤닝슨(Manfred Henningsen)이 나를 찾아왔다. 도 교수의 박사논문 심사위원 5명 중 하와이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사람인 그에게 어떤 한국인이 도 교수의 학위 건을 e메일로 문의해 왔다는 것이다. 헤닝슨 교수는 자기가 도정일의 심사위원이었고, 논문은 최종심사(디펜스)를 통과해 심사위원 5명 전원이 승인 사인을 했노라고 확인해 주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몇 차례나 메일을 보내 계속 무슨 꼬투리를 잡으려고 해서, 마침내 “당신은 비겁하게 자기 이름과 소속도 밝히지 않으면서 왜 이런 마녀사냥을 하느냐”고 야단을 치고 다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써 보냈다고 했다. “왜 한국인들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이 야단들이냐. 너무 유치하지 않으냐?”고 묻는 미국 동료 교수 앞에서 창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