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0.29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if 사이언스 샷]
물고기 얼굴· 커피 결정… 현미경 사진대회 수상작들
뭔가 허탈해 보이면서도 우스운 표정을 짓고 있는 붉은 얼굴. 오른쪽 맨 위 사진은 어느 나라의 축제에서 볼 수 있는
우스운 가면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에게 해맑은 얼굴 표정을 돌려줄 과학 연구에서 나온 소중한 모습이다.
지난 19일 카메라 업체 니콘이 현미경 사진 대회인 '2016 스몰 월드(Small World)'에서 1등상을 받았다고 발표한 작품이다.
수정 후 4일 된 제브라피시를 찍은 사진이다. 잉엇과(科) 제브라피시는 몸길이 4~5㎝의 민물고기로 흰 몸통에 파란색
줄무늬가 있어 얼룩말(zebra) 같다고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유전자가 거의 같아 사람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애용된다.
나무처럼 생겼지만… 나무 두 그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세포 생물이면서 집단으로 모여 사는 점균류가 자신과 똑같은
자손을 퍼뜨리는 포자이다. 푸에르토리코대 생물학과 호세 알모도바르 박사가 촬영했다.
카메라 업체 니콘의 현미경 사진 대회인 ‘2016 스몰 월드(Small World)’에서 17위를 차지했다.
나무처럼 생겼지만… 나무 두 그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세포 생물이면서 집단으로 모여 사는 점균류가
자신과 똑같은 자손을 퍼뜨리는 포자이다. 푸에르토리코대 생물학과 호세 알모도바르 박사가 촬영했다.
카메라 업체 니콘의 현미경 사진 대회인 ‘2016 스몰 월드(Small World)’에서 17위를 차지했다. / 니콘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의 오스카 루이즈 박사는 신생아 650~1000명당 한 명꼴로 나타나는 선천적 얼굴 기형인
구순구개열(口脣口蓋裂)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제브라피시의 배아 발생 단계를 시간별로 촬영했다.
입술이 갈라지는 구순열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개열이 동시에 나타나면 이를 구순구개열이라고 부른다.
이 질환은 얼굴이 만들어지는 4~8주 태아에서 드러난다. 그렇다고 태아를 대상으로 연구를 할 수는 없는 일.
루이즈 박사는 사람과 유전자가 거의 비슷하면서 성장이 빠른 제브라피시를 대안으로 삼았다.
제브라피시는 한 번에 200~300개의 알을 낳아 대량의 수정란(배아)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알부터 어린 물고기 단계까지 온몸이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내부 장기가 커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특정 유전자를 차단하거나 기능을 높이면 겉모습뿐 아니라 내부 장기까지 어떻게 달라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제브라피시는 수정 후 24시간이 지나면 주요 장기와 기관이 대부분 형성되기 때문에 실험 기간이 짧다는 장점도 있다.
그만큼 다른 실험동물보다 연구 비용이 적게 든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이 간, 심장에 해를 주는지 알아보는 독성 실험에 애용된다.
시계방향으로 ▶민물고기 제브라피시의 수정 후 4일 지난 배아(1위). ▶소똥 위에 자라난 곰팡이(20위).
▶황금빛 머리를 내미는 뱀과 같은 에스프레소 커피의 결정(9위). ▶물방개 수컷의 앞발을 아래에서 본 사진.
짝짓기를 할 때 암컷을 붙잡는 데 쓰이는 빨판들이 보인다(5위). ▶인간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자라난 꽃 모양의 초기 신경세포(19위).
/ 니콘
루이즈 박사는 구순구개열이 어떤 유전자의 이상으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제프라피시에서 사람에게도 있는
유전자를 하나씩 기능을 차단하면서 얼굴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병이 생기는지 알면 어떻게 치료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구순구개열과 같은 얼굴이 제브라피시에서 나타나 치료의 실마리를 제공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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