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16 이춘근 한국 해양 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미국 대통령 바뀌어도 대외정책 본질은 그대로
TPP는 힐러리도 반대했던 것
트럼프, 일관된 현실적 국제정치관 아시아 비중 크다는 것 잘 알아
'협상의 달인'과 협상 준비 시작을
미국은 전통적으로 유럽 우위의 외교정책을 펴온 나라였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공식적 외교정책에서도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게 되었다.
오바마가 주도한 정책 변환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Re-Balancing Asa) 혹은 아시아 회귀 정책
(Pivot to Asia) 등으로 불렸다.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되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대통령이 바뀐다고 그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대통령의 성향에 따라 약간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술적인 차원에서의 변화일 뿐
전략적 변화는 아니다.
오바마가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자신이 하와이 출신이고,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아시아에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은 아시아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유럽보다 더 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은 2011년 말 '21세기는 아시아에서 세계의 주요 안건들이 결정될 것이며,
미국은 그러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아시아 한복판에 가 있어야 한다'
'21세기는 미국의 태평양 세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오바마 대통령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의회 비준 요구를 철회해 사실상 폐기했다.
TPP 폐기는 트럼프가 당선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힐러리 후보도 TPP를 미국의 일자리를 너무나 줄일지 모를 일이라며 반대했던 것이다.
트럼프 역시 아시아의 비중이 세계 다른 어떤 지역보다 훨씬 더 큰 상황임을 잘 알고 있다.
로자 브룩스(Brooks) 조지타운 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는 트럼프의 세계관은 상당히 일관성이 있는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에
기초하고 있으며, 또한 마키아벨리적(的)이라고 평가한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부터 중국의 경제성장을 경고하고
특히 중국의 불투명한 거래 방식을 비판한 트럼프의 대(對)아시아 외교정책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좀 더 집중될 것이다.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은 목적상으로 오바마의 아시아 회귀 정책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 한 언급들은
▲한국은 잘사는 나라지만 방위비를 너무 적게 쓰고 있다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을 한국이 다 내야 한다
▲방위비를 다 내지 않겠다면 주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그럴 경우 한국은 핵무장해도 된다
▲김정은은 미친 인간이다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할 수 있다 등으로
정교화되지 못한 선거 구호다.
트럼프는 미국의 군사력을 감히 다른 나라가 덤벼들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막강한 군사력을 만들어 놓고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협상의 명수임을 자부하는 트럼프는 한국에 비용을 청구할 것이다. 이 부분은 힐러리가 당선되었다 해도
별다를 바 없을 것이다. 오바마도 이미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을 정도다.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우리나라의 안보가 어떻게 될지를 근심할 일이 아니다.
미국이 어느 경우라도 영원히 대한민국을 지켜주지는 않을 것이 분명한 일이라면
우리는 '자주 국방'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면 되는 것이다.
트럼프가 선거 도중 말했던 주한 미군 주둔 비용 전액 부담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약 1조원 정도를 더 주면 된다.
국방비 총액이 40조원가량인 대한민국이 1조원 때문에 동맹을 깬다거나 미군을 철수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협상의 달인이라니 우리도 미국과 협상할 준비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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