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복잡한 전철 안에서 인파에 시달리다 보면 바다 건너 저 멀리 혼자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만 싶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참조하면 좋을 영상이 있다. 리얼라이프로어(reallifelore)라는 유튜브 영상 창작 집단이 만든 "세계에서 가장 고독한 장소'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리얼라이프로어는 인구분포와 지리적 고립성 등을 고려해 전 세계의 외떨어진 장소를 선정했다. 사람이 사는 곳 중에서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대서양의 영국령 트리스탄 다 쿠냐 섬(Tristan da Cunha)이다. 98㎢의 면적에 총 264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트리스탄 다 쿠냐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사는 섬은 2000km 떨어진 세인트헬레나 섬이다.
교통 수단은 배 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섬과 가장 가까운 대륙인 남아프리카에서 1년에 8~9번만 온다. 비행기를 타려면 일주일간 배를 타고 공항이 있는 섬으로 가야한다. 이 섬이 문명과 동떨어져 물고기 낚시로 연명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기가 들어오고 인터넷 쇼핑도 할 수 있다. 물론 주문한 물품을 받아들기까진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고독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캐나다 데본 섬(Devon island)이다. 크로아티아 국토 면적과 비슷한 크기지만 한 사람도 살지 않는 곳이다. 사람을 굳이 만나려면 80km 떨어진 다른 섬에 가야 한다. 그 섬조차 인구가 고작 229 명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남극이 있다. 남극은 지구에서 인간사회와 가장 먼 장소다. 특히 고독을 즐기고픈 분들께 남극의 도달불능점을 추천한다. 해발 3700m의 얼음산인데다 해안에서 가장 먼 지점에 위치한 곳이다.
놀랍게도 이곳에는 거대한 레닌 동상이 있다. 1958년 구 소련의 탐험대가 이곳에 동상을 세웠고, 1967년에 같은 탐험대가 다시 한번 방문해 동상 밑동에 대피소를 구축해 놓았다.
여기에 살면 그야말로 고독의 '끝판왕'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45~150명의 과학자가 상주하는 남극 기지까지는 878km나 떨어져 있다. 거의 영국 땅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의 거리다.
고독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일까. 해당영상은 지난달 9일 게시된 지 한 달만에 420만명이 시청한 인기 동영상이 됐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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