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겨울 산책

바람아님 2017. 2. 13. 23:17





겨울 산책 / 주응규



머리맡의 얼어버린 자리끼같이
천지간이 정적에 잠겼다가
쩡쩡 갈라지는 겨울 속을 걷는다


뭇발길에 비켜선 먼 산자락
절벽에 뿌리내린 노송은
잔솔가지에 백화(白花)를
난만히 피운 채
의연한 기백이 푸르르다


고드름같이 하얗게 날이 선
창백한 햇살을 흠빨며
근근이 목숨 줄을 부지하는
무수한 생명이 실살스레
봄을 피우기에 분주하다


자연의 맥박이 쉼 없이 고동쳐 
분홍 꿈을 시나브로 투영하는 
삶은 한겨울 날의 산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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