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유의 한국영어&미국영어] [3] 원어민이 알아듣는 영어를 배워야 (조선일보 2017.07.28 조화유 재미 저술가) 김철수가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 택시 타고 워싱턴 시내 한 호텔로 갔다. 택시기사가 160달러를 요구하자 김군은 DC, OK?라고 했다. "할인 좀 해줄 거죠?"란 뜻으로 한 말이었으나 운전기사는 Yes, this is Washington, DC 즉 "여기가 워싱턴 DC입니다"고 했다. 김군은 어학연수할 대학의 기숙사에 들어가 영어회화 학습을 도와줄 미국 대학생 Tom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우리 같이 셀카 한 장 찍자"고 영어로 말했다. 탐이 쎌카가 뭐냐고 묻자 김군은 "쎌카 몰라? 나 셀카 찍어 SNS에 많이 올린다"고 한다. 그러자 탐은 "SNS? 그건 또 뭐냐"고 묻는다. 김군은 속으로 'SNS도 모르고 셀카도 모르고, 이 친구 진짜 미국인 맞아?' 의심한다. 김군이 "너 여자 친구 있냐?"고 묻자 탐은 있다고 한다. 김군이 "스킨십도 하냐?"고 하자 탐은 "스킨십? 그게 뭔데?" 반문한다. 김군이 hug and kiss라고 대꾸하자 탐은 Oh, yes, we do necking이라며 웃는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기 전 김군이 맥주 캔을 들어 올리며 "원샷!"이라 외친다. 탐은 고개를 갸우뚱 하며 one shot?이라고 말하고 맥주를 한모금만 마시지만, 김군은 숨도 쉬지 않고 한 깡통을 다 비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김군이 영어라고 생각하고 한 말들이 미국서는 통하지 않았다. 미국인은 DC를 discount로 알아듣지 못하며, 셀카는 미국선 selfie(셀피)라 한다. 또 SNS는 Sorry Not Sorry(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 미안해)란 빈정대는 투의 비속어일 뿐 Facebook나 Twitter 같은 사교용 웹 사이트들을 가리키는 말로는 절대 쓰지 않는다. 한국의 일부 언론 매체가 잘못 알고 쓰는 SNS에 해당하는 진짜 영어는 social media(소셜 미디어)다. 또 영어엔 skinship이란 단어 자체가 없고, 남녀 간 애무는 necking(네킹)이라 하며, 술을 단숨에 마시는 건 chug(처그)라 한다. 그러니 이왕이면 처음부터 영어 원어민도 알아듣는 진짜 영어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
[조화유의 한국영어&미국영어] [4] 코리아 패싱은 엉터리 영어 (조선일보 2017.08.11 조화유 재미 저술가) 요즘 '코리아 패싱'이란 말이 신문과 방송에 자주 오르내린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한국은 따돌리고' 자기들끼리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뜻인 모양인데, 그런 뜻이라면 Pass over Korea(한국을 무시하여 건너뛰다) 또는 Cold-shoulder Korea(한국을 왕따시키다)라고 동사 다음에 목적어 Korea를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영어가 시원찮은 누군가가 Korea를 주어로 해서 Korea passing이라 해놓았고, 언론 매체들은 그걸 무조건 따라 쓰고 있다. 우리말로 '한국 왕따' 또는 '한국 따돌리기'라 하면 될 걸 굳이 엉터리 영어로 코리아 패싱이라고 하고 있으니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무슨 소린지 모를 것이다. 제발 우리말 애용하고 꼭 영어로 쓸 필요가 있으면 정확한 건지 확인부터 하고 쓰기 바란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뚜씨디데즈(Thucydides의 영어식 발음)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명언을 남겼다. 영어로는 Ignorance is bold라고 번역하고 있다. 용감한 엉터리 영어의 대표적인 것은 서울시가 3억원을 들여 현상 모집해서 정했다는 서울 상징 표어 'I SEOUL U'이다. '나와 너의 서울' 이런 뜻이라는데, 이것을 그런 뜻으로 알아볼 외국인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스포츠 뉴스에서 '박세리 키즈'란 말을 종종 본다. 박세리 같은 훌륭한 골프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가리키는 모양인데, 영어로 Pak Seri kids라고 하면 박세리 자녀들로 오해하기 쉽다. Pak Seri wannabes(워나비즈)라고 해야 '박세리같이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란 뜻이 된다. 또 요즘 '블라인드 채용'이란 말도 자주 쓰던데, 이것도 우리말로 '학·경력 묻지 마 채용'이라거나 완전한 영어로 blind hiring이라고 해야지 영어 반 한국어 반으로 블라인드 채용이라 하는 건 좋지 않다. 스포츠 경기서 이기고 독특한 몸놀림으로 자축하는 것을 한국서는 '세르머니'라고 하는데 ceremony는 격식을 갖춘 식(式)을 가리키는 단어이므로 적절치 않고, celebrating gesture(쎌러브레이팅 제스춰·축하 몸짓)라고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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