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 A U.S. View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옳다

바람아님 2017. 12. 7. 08:41
문화일보 2017.12.06. 14:10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David Straub
정치·행정 경험 全無 첫 대통령
내년 중간선거 후 위기 가능성

韓 보수, 트럼프 대북 정책 지지
北김정은, 南성공에 콤플렉스

ICBM으로 한·미 동맹 이간
韓美 공조로 北 변화 시켜야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정치사에서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또 행정적으로 아무런 경험 없이 당선된 첫 대통령이다. 그는 공화당 주류세력이 선택한 인물도 아니다. 반대로 그는 아주 적대적 태도로 공화당을 사실상 접수했다.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는 상대 경쟁자들을 조롱했고, 미국의 동맹국들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김정은과 햄버거 대화를 하겠다고 하거나 한·일의 자체 핵 개발을 지지한다는 식으로 한반도 정책 변화 문제를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 나는 트럼프가 한·미 동맹 폄훼 행동을 하거나 북한 문제를 잘못 다루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놀랍게도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트럼프가 여느 미 대통령들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많은 사람이 트럼프의 돌출 행동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행위로 보려 했다. 이들은 내게 트럼프가 영리하지 않거나 역량이 없었다면, 그렇게 성공적인 협상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대선에서도 그렇게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많은 한국인은, 예컨대 지난해 12월 트럼프가 당선자 시절 대만의 지도자에게 전화를 건 것은 미·중 간 동아시아에서의 전략적 경쟁을 염두에 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만약 그랬다면, 결과는 지체 없이 중국의 양보로 이어졌어야 했는데 시진핑은 미·중이 견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재확인될 때까지 전화통화를 유예했고, 이것이 확인된 후 트럼프와 통화를 했다.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이미 정립돼 있는 원칙을 깨부수는 행동이나 분열적인 언사를 국내외적으로 해왔다.


정책적인 면에서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뒤엎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변화협약의 탈퇴를 이미 선언했고, 요즘 들어선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려는 협박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전문가는 물론, 이스라엘의 군부 및 정보 당국 지도자들조차 이 협정은 이란의 핵 능력 진전을 억제함으로써 중동에서의 또 다른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을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은 1일 기준 33%에 불과하다. 2차 대전 이후 미 역대 대통령의 임기 첫해 말 지지율 중 제일 낮은 수치다. 이런 와중에 미 국내적으로는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과 러시아의 미 대선 비밀 개입 연계성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 로버트 뮬러 특검의 활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검 조사 결과와 2018년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어젠다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트럼프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트럼프에 대한 우려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 6월 퓨리서치센터가 37개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2%의 응답자만이 트럼프가 국제문제에서 올바른 행동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의 긍정적 응답은 17%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한국 국빈방문이 큰 문제 없이 순조롭게 끝난 것에 대해 많은 한국인이 안도하는 게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한국인들은 서울에서 비록 반 트럼프 시위는 있었지만, 방한 기간 중 트럼프가 문제 발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보수층 인사들은 트럼프가 국회 연설에서 한국의 놀랄 만한 성공 스토리와, 완전 실패의 전형인 북한 시스템과 리더십을 모든 부분에서 대비시킨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은 예외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지지한다. 일부는 트럼프 비판이 그의 대북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여겨질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실제 몇몇 한국인 친구는 그런 이유로 내게 한국에서 트럼프 비판 행위를 삼가는 게 좋다는 충고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트럼프의 성격과 정책, 그리고 전망에 대해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 문제는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고, 트럼프의 말과 행동이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전반적 행태에 대해선 비판적이지만, 그의 대북정책은 근본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국회 연설에서 언급했듯이 북한 지도자의 최대 우려는 미국으로부터의 예기치 않은 공격이라기보다 남쪽에 존재하는 성공한 국가 한국, 그리고 그 나라에서 빛나는 성취를 해온 한국인들이 그들의 자존감을 짓밟고 있다는 사실 바로 그 자체다. 그것이 바로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그렇게 매섭게 몰아붙여 전략적으로 미국과 한국을 떼어놓고, 종국적으로 북한의 군사력으로 서울을 장악하려는 이유다. 그것은 또한 모든 나라, 무엇보다도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최대한의 대북 압박 공조를 통해 김정은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고 나와야 하는 중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변덕스러운 트럼프가 만에 하나 대북 선제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한·미 동맹을 제쳐 둔 채 김정은과 마주 앉아 협상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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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76년 미 국무부에 들어가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참사관, 한국과장 등을 역임한 뒤 2006년 퇴직, 한·미 관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반미주의로 보는 한국 현대사’를 저술했으며 현재 세종연구소 세종-LS 객원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