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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작가 반디… 詩로 北체제 비판하다

바람아님 2018. 1. 19. 09:03

(조선일보 2018.01.19 정상혁 기자)


현역 북한 작가로 알려진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조갑제닷컴)'18일 출간됐다.

본래 수록작 '신성천역'을 표제로 정했으나 시집 전체 이미지를 고려해 제목을 바꿨다.

부제는 '칼벼랑 막아서도 나는 간다'이다.

2013년 반디의 원고 반출을 도운 행복한통일로 도희윤 대표는 "반디는 4년 전 단편집

'고발'통해 북한 주민의 생활 자체가 공포이며 노예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웠다"며

"이번엔 시(詩)로 세계인을 향해 양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50편 대부분 3·4조 혹은 7·5조의 짧은 전통 정형시 형식이나, 북한 체제 풍자는 날카롭다.

"수령님 수령님 수령님/ 당신은 철쇄 우리는 노예/

맘대로 얽어매고 묶으십쇼"('붉은 백성의 노래')라거나

"나는 진리 나는 법률 무조건 따르거라/

내가 물도 불이라면 불인 줄 알아야 해"('우상')라고 꼬집는다.


북한 주민의 설움을 1인칭 화법으로 쏟아내는 작품도 여럿이다.

"꽃 중에도 들꽃을 내 사랑함은/ 그것이 울어도 남몰래 우는/

아 빨래집 아줌마 같아"('들꽃을 내 사랑함은')와 같은 서정.

시 '붉은 세월 50년'은 울부짖는다.

"붉은 세월 50년아 대답 좀 하여라/ 이 땅의 인생에게 네가 준 것 무어드냐/…//

아 비노니 다시는 다시는 이 땅에/ 다시는 이 땅에 붉은 세월 없기를."


정호승 시인은 "'진달래꽃'의 김소월과 '사슴'의 백석과 '오랑캐꽃'의 이용악 등에 나타난 북방 정서를

서정적 언어로 고스란히 계승한다"며 "반디의 시는 '지옥에서 피어난 한 송이 고통의 꽃'"이라고 평했다.

반디는 최근 전 세계적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뉴욕 공립도서관에서 '고발' 낭독회가 열렸다.      





붉은 세월(칼벼랑 막아서도 나는 간다)
반디 著/조갑제닷컴/ 2018.01.18/ 140p/ 10,000원
전화 주문 가능 (02-722-9411~3)

조갑제닷컴

국민은행 360101-04-065553 (예금주: 조갑제)
입금 후 주소, 성함,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고발 告發, 반디 소설
저자 반디/ 다산책방/ 2017.02.15/ 276 p
813.7-ㅂ598ㄱ(2014년 판)/
[정독]어문학족보실(2동1층)/ [강서]3층 어문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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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갈구하는 고통의 서정시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현역 북한작가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140페이지, 1만원, 조갑제닷컴刊)이

발간됐다. 2014년 단편소설 모음 《고발》에 이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고발》을 통해 북한주민의 생활 자체가 공포요 노예의 삶임을 일깨워준 반디는 《붉은 세월》에서

시(詩)라는 도구를 통해 북한인민의 현실적 고통을 뼈저리게 드러내는 한편,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한

서정적·문학적 비판을 담아냈다.


정호승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해설에서 “반디의 시는 수십 년간 지옥과 같은 시대를 노예처럼 사는 현실

속에서 쓴 시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서정시의 옷을 입고 있었다. … 그러나 나는 그의 시에 내재된 이 서정성

때문에 북한 인민들의 고통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서정에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일찍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시집 전체에서 배어나오는 그 ‘지옥의 눈물’을 함께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했다.

반디의 친필 원고를 북한에서 반출해온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50편의 짧다면 짧은 시 묶음으로

내놓는 이번 작품은 좀더 작가 반디 선생의 저항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북한 노예주민과 함께

무엇을 지향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보여주려 절규한다”며 쉽게 ‘헬조선’을 말하는 이들에게 세계 최초로

발간되는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의 일독을 권했다.

“익명의 북한 반체제 작가가 쓴 혹독한 픽션”(뉴욕타임스) 등의 평가를 받은 《고발》은 27개국 20개

언어권에서 출판되었으며 영국 국제펜클럽 번역상 수상, 유럽의회 안드레이 사하로프 인권상 후보,

2018 미국 아스펜 워즈 문학상 후보로 지명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번역 문학 전문지

월드 리터러처 투데이의 ‘2017 주목할 번역서 75’에 꼽혔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

‘2017 글로브 100’에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