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2.20)
[사설] GM 군산공장 노조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가보길
예정대로라면 한국GM 군산공장은 석 달 뒤 문을 닫는다. 1만3000명의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파급 효과까지 감안하면 고용 감소는 더 커진다. 노조는 늘 그랬듯 공장 문을 닫는 순간까지도 '투쟁'이다.
9년 전 프랑스 르노가 경영 악화로 폐쇄를 검토했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달랐다.
파업으로 맞섰던 노조는 일자리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 임금을 동결하고 1년간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않기로 했다.
주말 특근에도 평일 급여를 받았다. 그러자 르노 본사가 방침을 바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글로벌 주력 차종을 배정하면서
공장이 살아났다. 2013년에는 매년 하던 단체협약을 3년마다 하기로 했고, 최대 임금 인상률을 스페인 경제성장률의
절반으로 못박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그리고 불과 3년 뒤 전 세계 148개 자동차 공장 가운데 생산성 1위 공장이 됐다.
차량 1대당 생산 시간이 16시간으로 최단 시간을 기록했다.
군산공장은 같은 조사에서 59시간을 기록해 130위였다.
지난 4년간 적자였지만 노조는 최고 4%대의 임금 인상을 받아냈고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도 챙겼다.
공장이 멈춰 서도 월급의 80%를 받았다. 그동안 버틴 게 기적이다. 바야돌리드 공장 재기에는 스페인 정부 역할도 컸다.
2010년부터 노동 개혁에 나섰다. 3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면 정규직도 해고할 수 있도록 했다.
노조와 협의 없이 임금 삭감, 근로시간 변경 등도 가능케 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도 국민 세금으로 GM 군산공장 폐쇄를 막으려는 모양이다.
세금으로 노조 월급 주는 것이다. 독의 구멍을 막지 않고 물을 붓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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