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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민들레 씨앗 비행의 비밀은 두 개의 '공기 소용돌이'

바람아님 2018. 10. 25. 14:09

(조선일보 2018.10.25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솜털 위에 형성, 씨앗 끌어 올려… 전력 소비 없는 드론 개발 기대


민들레 씨앗의 비행 원리 그래픽민들레 씨앗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비행 능력 덕분에

바람에 날려 멀리 퍼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이용하면

에너지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초소형 드론을 개발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의 나오미 나카야마 교수 연구진은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민들레 씨앗의 비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기 흐름을 레이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람을 불어주는 풍동(風洞) 실험장치에서 민들레 씨앗을 공중에 띄우고

레이저를 쏘아 주변의 공기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민들레 씨앗 위에는 고리처럼 회전하는 소용돌이

두 개가 보였다. 민들레 씨앗은 맨 아래 씨가 있고 그 위로 줄기가 나 있는 형태다.

줄기 끝에는 평균 길이 7.4㎜ 길이의 솜털들이 마치 우산살처럼 100개 정도 나있다.


비행기나 새가 날 때는 날개에 공기의 소용돌이가 발생한다.

공기가 날개 표면을 따라 빠르게 이동하면 압력이 내려간다.

공기는 압력이 낮은 곳으로 몰려들고 이로 인해 소용돌이가 발생한다.

같은 원리로 시냇물이 바위를 지나간 뒤에도 소용돌이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민들레 씨앗에서도 공기가 솜털 사이를 빠져 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압력이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압력이 낮은 쪽으로 공기가 몰리면서 위쪽에 소용돌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솜털 위쪽에 있는 소용돌이는 압력이 낮아 아래쪽의 민들레 씨앗을 위로 끌어올린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이한 점은 이번에 관찰한 공기 소용돌이는 민들레 씨앗과 일정 거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새나 비행기의 날개에 발생하는 소용돌이는 표면에 붙어 있다.

그럼에도 씨앗이 중력에 저항하며 공중에 떠 있게 하는 효과는 낙하산보다 4배나 효율이 높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민들레 씨앗의 비행 능력이 솜털의 간격에 좌우된다는 사실도 밝혔다.

민들레 씨앗 형태의 물체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솜털 사이 공간이 10%만 줄어도 소용돌이가 불안정해졌다.

연구진은 민들레 씨앗 구조를 모방하면 전력 소비가 거의 없는 초소형 드론을 만들어 환경 감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