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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영웅 같은 과학자는 없어요

바람아님 2018. 11. 11. 11:51

(서울신문  2018-10-26)
 
과학기술의 일상사

박대인·정한별 지음/ 에디토리얼/ 2018.10.18./ 372쪽/ 1만 8000원


과학이 시행착오의 과정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하지만 잘 와닿지 않을 것이다.

뉴스가 보여 주는 과학은 당장이라도 불로불사의 비밀을 밝혀낼 것만 같다.

대중과학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노래하거나, 혹은 우리를 압도하는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같은 이론들을 펼쳐 보여 준다.

대개는 어디 하나 모난 데 없는 유려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게 전시된 과학에 한번 의문을 가져 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말로

그렇게 매끈하게 다듬어진 ‘교양 과학’일까. 과학의 실제 모습도 그럴까.

‘과학기술의 일상사’의 표지에는 부글부글 끓는 마법의 약을 든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없다. 내일 마감인 연구제안서를 작업하느라 초췌해진, 혹은 도저히 해석되지 않는

데이터 앞에서 머리를 긁적이는 연구자가 있을 뿐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과학자들의 모습이다.


  현실의 과학은 매끈하지 않다.

연구자들은 숱한 실험 오차와 학술지의 반려 메일에 시달리고, 논문들은 서로 반박을 거듭하며 혼란한 과정을 이어 간다.

그렇기에 과학은 언제나 현재의 과정이며 미완의 지식이다.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지도 않다.

어떤 연구에 투자하고 무엇을 배제할지 택하는 과정은 항상 정치적이다.

과학과 사회는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기에 과학의 현장은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관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학자 사회에서도 여성과 같은 소수자들의 입지는 여전히 좁고, 학생 연구근로자들은 모호한 신분으로 고통받는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부 과학자들의 뒤에는 무수한 과학의 기여자들이 그림자로만 남겨진다.

‘과학기술의 일상사’를 읽다 보면 현실에는 홀로 세상을 구하는 영웅적 과학자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학자들은 제도와 시스템 속에, 사회 안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은 과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저자들은 시민들에게 필요한 과학 소양이 단순히 ‘과학 지식을 아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의 문제는 과학기술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이 사회가

함께 고민할 문제이며, 동시에 이곳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왜 과학이 필요한가.

우리는 기술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그 질문이 시민들을 향하는 이유다.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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