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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①해수면 상승은 '대량살상' 무기?/[과학을읽다]②해수면 상승, 일본·한반도 사라진다

바람아님 2018. 11. 10. 07:25

[과학을읽다]①해수면 상승은 '대량살상' 무기?


아시아경제 2018.11.06. 06:30

해수면 상승은 일부 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해수면 상승을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심각한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동식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에 대해 인류는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가 물에 잠긴다면 태도가 달라지겠지요? 해수면 상승 속도는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양이 늘어난데다 지구온난화로 물이 따뜻해지면서 부피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9월 세계의 과학자들이 포르투갈 앞바다에 있는 아조레스 제도에 모여 '레이더 고도측량 심포지움'을 열고, 지난 25년간의 위성을 활용한 레이더 고도측량을 통해 수집한 해수면 상승 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와 만년설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점점 더 빨라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과학자들이 이번 심포지움에서 정보를 공유한 결과 가장 큰 걱정은 글로벌 해수면이 지난 25년 동안 꾸준히 상승한 것은 물론 최근들어 해수면 상승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880년 이후 해수면은 200㎜ 이상 상승했는데 20세기 동안 연평균 1.7㎜ 상승했습니다. 그러다가 1993년부터 2019년까지 25년 동안 매년 3.2㎜씩 2배 가까이 상승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5년 동안은 매년 4.8㎜가 상승, 해수면 상승 속도가 더욱 더 빨라졌다는 점은 우려스럽습니다.


위성을 이용한 레이더 고도측량기는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이슨 위성 시리즈, 유럽우주국(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 임무 등 다양한 임무를 참조해 해수면의 장기간 시계열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위성들의 지적선을 따라서 표면 지형을 기록한 뒤 매우 짧은 레이더 펄스를 주고받으면서 그 간격을 계산해 물과 땅, 얼음의 높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지요. 전 세계적 범위를 질서정연하게 측정해 해수면 상승을 본질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하고, 본질적인 기술입니다.


ESA의 제롬 뱅베니스트는 "전 세계 해안가에 수백만종의 생물이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수면 상승은 큰 걱정거리"라면서 "위성 고도측량기를 통해서 얻은 정보는 얼마나 빨리 우리 바다가 상승하고 있고, 그래서 의사 결정자들이 적절한 완화 행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의 정치인들의 해수면 상승을 늦추기 위한 정책수립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인도양과 태평양의 일부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하와이 남쪽으로 1600㎞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인구 10만2000명의 키리바시(Kiribati)는 고도가 해수면 위로 5m도 안됩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물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키리바시 정부는 해수면이 추가로 상승할 때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 피지에 땅을 매입해 두었습니다.

투발루나 몰디브 등 일부 섬나라는 물에 잠겨가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키리바시보다 남쪽에 위치한 투발루(Tuvalu)도 물 부족 등으로 삶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총리인 에넬 소포아가는 지난 2014년 "우리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미 고통받고 있다"면서 "이는(해수면 상승은) 대량살상무기와 같다. 모든 피해 상황이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평균 해발고도 1.5m로 해수면과 거의 차이가 나지않는 섬나라인 몰디브의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은 2009년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세계 최초로 '수중 국무회의'를 열면서까지 몰디브의 절박한 상황을 세계에 알립니다.


그러나 해안 침식으로 물 공급과 경제적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득세하게 됩니다. 강력한 지지층을 확보한 나시드 대통령을 두려워한 세력에 의해 나시드 대통령은 축출된 후 수감됩니다. 정치인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바닷속에 가라앉든 말든 정권을 확보하는 것만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해수면 상승은 섬나라 저지대에는 심각한 위협이 되지만 전 세계 해안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홍수로 도시가 잠기거나 바닷물이 범람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변하게도 합니다. '②해수면 상승, 일본·한반도 사라진다' 편에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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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해수면 상승, 일본·한반도 사라진다

아시아경제 2018.11.07 06:30

해변이었던 곳이 바다로 변한 키리바시공화국의 모습. 농지는 염분이 침투해 물이 오염되고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해변이었던 곳이 바다로 변한 키리바시공화국의 모습. 농지는 염분이 침투해 물이 오염되고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해수면 상승으로 일부 섬나라는 물에 잠겨 사라질 위기에 처합니다. 이런 섬나라와 저지대 국가 이외에도 전 세계 해안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큰 위협을 느끼면서 살게 됩니다.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해안을 따라 거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 중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따라 위치해 있는데 미국 인구의 잘반 가량이 해안으로부터 약 80㎞ 이내에 살고 있고, 40% 가량은 해안 지방으로 구분된 행정구역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중앙·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도 거의 비슷한 거주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40~44% 정도가 해안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잦은 '성가신 홍수(Nuisance flooding)'의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 때문에 도로가 자주 막히고, 산업체나 주택은 지하실의 물을 퍼올리기 위해 펌프를 사용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지역의 경우 과거에 비해 규모가 큰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해 과거보다 더 큰 홍수피해를 입힙니다. 미국의 일부 해안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성가신 홍수가 잦아지자 부두를 높이고 있고, 주택 소유주들은 유압잭으로 주택을 들어올려 기초를 높이기 위해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는 1950년대에 연간 4번 정도 발생했던 성가신 홍수가 2014년에는 1년에 40번 정도 발생했고, 워싱턴DC의 포토맥강 주변은 성가신 홍수가 더 많이 일어나면서 인근 지역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버지니아주 체서피크만의 탕기어섬은 1850년에 존재하던 면적의 3분의 1만 지금 남아 있고, 대서양 남쪽 해안지역인 멕시코만 연안의 루지애나주 남부의 해수면은 매년 9㎜ 이상 상승하는데 이는 최근 5년간 전 세계 평균치인 4.8㎜의 2배 가량되는 수치입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경우 고도가 매우 낮은데다 석회암 위에 도시가 건설돼 만수위가 높아지면 도로나 지반으로 물이 쉽게 침투해 홍수 발생이 더욱 잦아졌습니다.

최근 남아시아의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수도 다카로 몰려들고 있는데 이는 높은 파도와 농지로 침투해 들어오는 바닷물이 농촌과 도시 주민 모두에게 피해를 입혀 이를 피해 이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겐지스강 삼각주의 저지대 마을은 해수면이 높아져 담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토양의 염분이 증가하면서 농사짓기가 더 이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국제이주기구(IOM)은 다카로 유입된 이주자의 70%가 환경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카의 고도도 해발 15m에 불과하고, 이주자들이 넘쳐나는 슬럼가는 이보다 더 낮아 다카조차 해수면 상승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지구 전체가 물에 잠길리는 없겠지만 일부 섬나라 외에도 해안의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겨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세계 해수면 상승에 따른 세계 주요도시의 침몰 시기. [그래픽= Information is beautiful]

세계 해수면 상승에 따른 세계 주요도시의 침몰 시기. [그래픽= Information is beautiful]



세계 곳곳의 이슈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시각화해 전달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Information is beautiful'에서 몇년 전 소개했던 인포그래픽 'When Sea Levels Attack!'은 해수면 상승의 위험성을 인류에 명확하게 인식시킵니다.

이 인포그래픽은 세계의 유명 도시들을 비슷한 해발고도로 구분하고, 해가 지나면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오른쪽의 막대는 남극의 빙산이 다 녹으면 해수면이 73m, 그린란드의 빙산이 다 녹는다면 6.5m가 상승함을 알려주고, 왼쪽의 계단식 그림은 해수면이 상승할 때마다 바다속에 잠길 수 있는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표시했습니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니스는 100년 후 해수면이 1m 상승해 완전히 바다속으로 사라집니다. 200년 후 해수면이 3m까지 높아지면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 독일의 함부르크,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맨하탄 저지대, LA의 씨프론트가 잠깁니다. 400년 후 해수면이 6m 상승하면 중국 상하이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도 수중 도시가 되고 맙니다.

한국의 경우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서울의 1.6배 정도되는 면적이 침수됩니다. 8000년 후에는 중국의 중부 내륙까지 바닷물이 차올라 한반도는 물론, 일본까지 모두 바다에 잠겨 사라집니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생존에 이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안전한 곳은 아닙니다. 더 강력해진 태풍의 위력과 일부 해안도시들은 성가신 홍수로 예전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당장이 급한데 수천년 후를 걱정하느냐고요? 수천년이 지나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지 않을까요?

지금 인류는 그나마 덜 상처받은 지구를 후손들에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양치질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며, 1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해수면 상승을 조금이라도 더 늦추는 방법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