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8.17 최보윤 기자)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메리 파이퍼 지음|서유라 옮김|티라미수 더북|376쪽|1만6500원
나이 듦에 대한 찬양이라니 '용기'라기 보다는 위선이거나 포기를 내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잃는 게 있으면(젊음) 얻는 것도 있다(지혜)'는 문구를,
연륜이 쌓여갈수록 불행과 고통에 대한 방어벽이 높아지고, 감정적 성숙감을
제대로 영위할 수 있게 된다며 애써 위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자신이 상담해온 수많은 사람과 나눈 속 깊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노년 예찬'보다는 '노년 대비서'에 가깝다.
70세가 된 저자의 주변엔 치매를 앓는 여동생, 각종 암 투병에 힘들어하는 친구들, 은퇴 등으로 사회적 시스템에서
소외된 내담자 등 변화의 진통을 겪는 이들로 수두룩하다.
저자는 피할 수 없는 죽음, 고독과 외로움에 대해 '인생에서 슬픔이란 빙빙 도는 계단과 같다'란 문장으로 압축하며
'어떻게' '잘'에 대해 충실하게 파고든다.
죽음은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각성제'이고 행복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독서 모임이나 애견 돌보기, 블로그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지기 등으로 고립감을 조금씩 떨쳐내는 것이다.
40대까지는 숨돌릴 틈 없는 일상에 시달리지만 그 이후부터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역시 "아직은 걱정할 때가 아냐"를 반복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어갔다.
상처와 상실로 점철된 인생 항로에서 한 번쯤 흔들렸다면
"아프리카 최남단 '폭풍의 곶'의 다른 명칭이 '희망봉'"이라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금 키를 바로 잡을 것 같다.
'人文,社會科學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마음동호회 / 간송미술관에는 어떤 보물이 있을까? (0) | 2019.08.18 |
---|---|
조선과 일본이 다른 길을 걸은 이유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세계사 … 일본, 유럽을 만나다 (0) | 2019.08.17 |
"富가 미덕이고 가난이 악덕이다" 돈벌이 장려한 조선 재테크 서적 (0) | 2019.08.16 |
[논설실의 서가] 니미츠, 낮은 데로 임한 '별 중의 별' (0) | 2019.08.13 |
사랑은 인생의 흐뭇한 향기 (0) | 2019.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