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미츠: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 브레이턴 해리스 지음/플래닛미디어 펴냄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해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루즈벨트 대통령은 고민했다. 육군 원수 더글라스 맥아더는 통합사령관을 원했고 이에 해군은 극력 반발했다. 결국 동경 159도를 기준으로 서쪽은 맥아더에게, 동쪽은 해군 제독인 체스터 니미츠에게 각각 지휘권을 맡겼다. 공평하게 반으로 가른 것이다. 태평양 전선의 지휘권이 분할되자 자존심 강한 맥아더는 노발대발했다. 양 군의 감정은 갈수록 격화됐다. 그러자 니미츠는 해군들이 맥아더를 비판하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렸다. 그리곤 자기 방에 맥아더 사진을 걸어놨다.
맥아더가 금수저라면 니미츠는 흙수저다. 텍사스 시골에서 유복자로 태어난 니미츠는 여관 집 아들이었다. 집안 일을 도우며 야간 고등학교를 다닌 그는 육사를 가고싶었다. 당시 사관학교를 가려면 지역 상원의원의 추천이 필요했다. 가난한 그에게 육사 추천장이 돌아올리 없었다. 대신 해사라면 추천해줄 수 있다는 답이 왔다. 든든한 배경이 없는 니미츠가 해사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인간 관계 또한 매우 원만했다. 화를 내지 않았고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태평양전쟁은 대부분 동쪽 해상이나 섬에서 벌어졌다. 니미츠의 해군은 악전고투했다. 특히 해군의 육전병력인 해병대는 엄청난 피를 흘렸다. 니미츠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의 리더십은 덕과 인화였다. 니미츠는 자신이 큰 틀을 짠 후 부하들에게 재량을 주었다. 개성 강한 부하들의 등을 두들겨주면서 전쟁을 이끌었다. 자기에게 엄격하면서도 부하들에겐 관대했다. 그는 전쟁 이후에도 빛이 났다. 그는 전역후 기업의 고액 스카우트 제의를 모두 거절하고 연금 만으로 생활하면서 품위를 지켰다. 알링턴국립묘지에도 묻히지 않았다. 대신 태평양전쟁 때 전사한 해군들이 가장 많이 묻여있는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국립묘지를 선택했다.
이 책은 200만명의 병력과 1000척의 함정을 지휘해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체스터 W 니미츠 제독에 대한 평전이다. 진짜 리더가 무엇인지를, 겸손과 양보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책이다. 그는 군인이기 전에 세상의 소금같은 존재였다.
박영서 논설위원
'人文,社會科學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년은 '자기주도적 삶' 영위할 適期 (0) | 2019.08.17 |
---|---|
"富가 미덕이고 가난이 악덕이다" 돈벌이 장려한 조선 재테크 서적 (0) | 2019.08.16 |
사랑은 인생의 흐뭇한 향기 (0) | 2019.08.13 |
"한국 사회 불평등… 정치·경제권력 독점한 386에도 책임" (0) | 2019.08.12 |
반성-사과 없는 日… 질 것이 뻔한 전쟁 왜 일으켰나 (0) | 2019.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