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10.15 전효진 기자)
민간 항공 역사상 초유의 초장거리 ‘20시간 직항 시대’가 열릴까?
블룸버그는 15일(현지 시각) 호주의 국영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Qantas)이 이번 금요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는 초장기 노선 시범 운항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콴타스 항공이 공개한 이 프로젝트는 일명 ‘선라이즈 프로젝트(Project Sunrise)’로, 비행기 안에서
일출을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콴타스는 시험 비행을 거쳐 올해 안에 해당 노선 운항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초장거리 노선 운항으로 호주 동쪽 해안의 브리즈번, 시드니, 멜버른에서 런던 혹은 뉴욕까지 각각 최대 21시간 동안
중간 경유 없이 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회당 비행 거리는 무려 1만6200~1만7800㎞로, 한번도 환승하지 않고 지구 한바퀴(3만6000km)의 절반에 가까운 거리를
날게 된다. 현재 세계 최장 노선은 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뉴욕 간 비행으로, 이 항공편은 1만5289㎞를 18시간 25분에
걸쳐 운항하고 있다.
호주의 국영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Qantas)이 미국 뉴욕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는
초장기 노선 운항에 성공했다. /콴타스 항공
해당 노선에는 보잉사의 787-9 드림라이너가 투입된다.
드림라이너와 에어버스의 A350·380 등 2016년 이후 취항한 초장거리 직항노선에 투입된 항공기들은 연료 효율성이
기존 동급 모델 항공기보다 20~25%가량 높은 것이 특징이다.
드림라이너는 기체의 50%를 탄소복합재로 제작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A350-900ULR의 동체와 날개도 탄소섬유 소재로 만들었다.
일반 금속으로 된 비행기 동체는 각각의 패널을 이어 붙여 만든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압을 높이면 이음새가 헐거워져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기내 기압을 지상에서보다 낮추기 때문에 비행기를 오래 타면 쉽게 피곤해진다.
반면 탄소섬유로 만든 기체는 이음매 없이 하나로 돼 있기 때문에 기압을 지상과 비슷한 상태로까지
높여 피로감을 덜어준다.
탄소복합재 강도는 철의 10배지만 무게가 4분의 1에 불과하다.
녹이 슬지 않는 데다 탄성률은 철의 7배에 달할 정도로 내구성이 우수하다.
4개의 엔진으로 비행하는 기존 장거리 여객기와 달리 A350-900ULR과 787-9 드림라이너는 엔진이 2개뿐이다.
단일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그만큼 높인 것이다.
비행기에서 가장 무거운 부품인 엔진의 수를 줄였기 때문에 실을 수 있는 연료량은 그만큼 늘어난다.
하지만 초장거리 비행시대가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이 가장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시차 부적응, 수면 부족 등은 신체 바이오리듬을 깨고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콴타스항공은 이를 막기 위해 호주 대학과 연구기관 등과 손을 잡고 연구 중이다.
시드니 대학 찰스퍼킨스센터(Charles Perkins Centre)는 약 40명의 승객과 승무원에게 웨어러블 기술 센서를 장착한 뒤
비행기를 태워 이들로부터 수면패턴, 음식과 음료 소비량, 조명, 신체 움직임 등을 파악하며 신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블룸버그는 초장거리 비행 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의약품 및 헬스케어 산업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신체적 부담은 시차 적응을 완벽히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고통을 덜기 위해 다양한 의약 제품과 치료법이 개발될 것"이라며 "2023년까지 약 17억 달러(2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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