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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상처 입을까 두려워 말고, 더 사랑하자

바람아님 2020. 1. 4. 10:11

(조선일보 2020.01.04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행복의 비밀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올해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달력을 넘기고 한 해를 보내며 이 말을 몇 년째 되뇌는 것 같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반복하는 운명에 빠지고 만다'고 스페인 태생의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말했는데,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과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1936년부터 진행된 미국 하버드대의 그랜트 연구는 7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며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한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연구다.

가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성인들의 발달 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 1966년 서른세 살 나이로 이 연구에 참여해 50년 넘게

인생관찰 보고서의 총책임자로 활동해온 조지 베일런트 박사가 자신이 얻게 된 깨달음들을 더 많은 이와 공유하고자

책을 썼다. '행복의 비밀'(21세기북스)이란 제목으로 국내 번역 출간된 이 책에서는 장마다 '행복을 측정할 수 있을까'

'어린 시절의 행복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결혼이 행복을 보장해줄까'와 같이 흥미진진한 주제들을 다룬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한 가지다. 어떻게 해야 우리, 좀 더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의 비밀'행복의 비밀
조지 베일런트 지음/ 최원석/ 21세기북스/ 2013/ 527 p
183-ㅂ788ㅎ/ [정독]인사자실(2동2층)/ [강서]2층 인문


책 안의 수많은 통계와 데이터, 스토리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희망적인 소식은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성장한다'이다.

어린 시절 가난하고 불우함을 경험했더라도 성장해서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고,

행복은 생각보다 돈이나 지적 능력, 가정환경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

삶에 있어 기쁨이나 성공과 같이 긍정적 경험들을 부르는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어린 시절 따뜻한 사랑을 받은 사람이 커서도 행복할 확률이 높고, 성장해서라도

깊은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노년까지 더 건강하고 행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바로 미성숙한 '방어기제'라고 한다.

잘못된 방어기제는 좋은 인간관계를 망가뜨리고 우리를 더 외롭고 불행하게 만든다.

사랑받기도, 사랑하기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 타인을 두려워하고 실드(방어) 치는 태도는 우리 자신을 행복하지 못하게 한다.

새해에는 방어기제를 좀 내려놓자. 따뜻한 마음으로 더 많이 품고, 상처받을 것 같을 때면 미친 척 더 많이 사랑하자.

우리 함께, 모두 더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