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9. 9. 06:01
[뉴스라이브러리속 모던 경성]파나마 모자와 함께 인기, 모던 보이들의 여름 패션 소품
‘여름!여름! 벌써 여름이다. 거리에는 맥고모자 쓴 사람들과 ‘파라솔’(여름우산)든 부인들의 왕래가 잦으니 바야흐로 맥고모자의 시절이오, ‘파라솔’의 시절이다.’(‘初夏가두풍경’, 조선일보 1930년5월9일)
100년 전 ‘맥고모자’는 여름의 대명사로 통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이런 기사가 종종 실렸다.’비가 개이고 한 이틀 동안 바람이 불고나서는 날이 훨씬 풀리어 완연 여름날이 되었다 ▲어색해보이던 흰 구두며 맥고모자도 조금도 어색한 빛이 없이 아주 서늘해 보인다 ▲역시 이것도 때가 온 것을 말하는 것인데 때를 맞춰야할 것은 흰 구두에 맥고모자뿐이 아니라…'(‘색연필’, 조선일보 1938년5월19일)
보릿짚 또는 밀짚으로 만든 맥고모자는 시원한데다 값까지 비교적 부담없어서 ‘모던 보이’들이 선호했다. 밀짚모자하면 농부나 노동자의 땀내나는 허름한 모자를 떠올리지만, 산뜻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고급 ‘맥고모자’는 지식인과 모던 보이들의 사랑을 받은 패션소품이었다. 소설가 엄흥섭이 ‘여름엔 산뜻한 파나마모자나 그렇지 않으면 맥고모자라도 써야만 계절에 어울리는 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소하잡기’ 冬帽 夏帽, 조선일보 1936년7월4일)이라고 쓸 만큼 맥고모자는 파나마모자와 함께 여름의 필수품이었다.
◇'맥고모자’시인 백석
멋쟁이 시인 백석(1912~1996)은 맥고모자 예찬론자였다. 백석은 수필 ‘동해’(동아일보 1938년6월7일)에서 맥고모자를 여러 차례 거명한다.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전복에 해삼을 생각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있습네.’
https://v.daum.net/v/20230909060145599
[모던 경성]백석이 사랑한 ‘여름의 총아’ 맥고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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