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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센징 서러워 북한 가니 쪽바리… 조총련에 속은 부친 한 풀겠다”

바람아님 2024. 10. 20. 07:22

조선일보 2024. 10. 19. 00:50 수정  2024.10.20. 06:42

[아무튼, 주말]
북송 재일 교포의 딸
‘모두 모이자’ 강봉순씨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온 이웃들은 밤마다 아버지를 찾았다. 나쁜 신호였다. 급하게 달려간 아버지 앞에서 그들은 “차라리 죽겠다”며 자해하거나, 술을 마시고 “일본에 돌아가자”고 푸념했다. 둘째 딸 봉순이를 이뻐하던 아버지였지만 이웃집에 갈 때는 광에 가두곤 했다.

“일본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간부로 활동했던 아버지는 잘 살던 이웃들을 북한에 데려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누가 부르든 달려갔죠. 동시에 북한에서 살아가야 할 딸이 혹시 불순한 마음을 먹을까 두려웠던 것 같아요.” 이제 55세가 된 강봉순씨는 탈북해 북송 재일교포 피해자 모임 ‘모두모이자’의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다.

모두모이자 회원 등 북송 재일교포 유족 27명은 “재일교포 북송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달라”며 2022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8월 “재일교포의 북송은 북한 정권과 조총련에 의한 인권 유린 사건”이라고 공식 규정했다. 우리 정부가 재일교포 북송과 관련해 조사한 첫 번째 사례였다.

-어떤 이들은 ‘자발적으로 북한에 간 것 아니냐’고 하는데.

“거짓 선전한 것에 속은 겁니다. 재일교포 10명 중 9명은 고향이 다 남조선이에요. 북한의 거짓 선전에 9만명 넘는 사람이 인권도 없이 억울하게 산 것을 알려야 합니다.”

일본에서 ‘조센징’으로, 북한에서는 ‘쪽바리’로 불리며 이방인으로 살아온 강씨는 “한국에 와서야 ‘자유’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북한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한민국에서는 언제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거예요.” 배곯던 아들은 국민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고, 강씨는 2019년 북한인권단체 물망초가 주최한 시낭송대회에서 만해 한용운의 ‘당신을 보았습니다’로 대상을 받았다.....돌아가시기 전, 기력이 없어 말도 못 하던 아버지가 열두 살 봉순이 손바닥에 두 글자를 썼다. 바로 ‘통일’ 이었다.


https://v.daum.net/v/20241019005019658
“조센징 서러워 북한 가니 쪽바리… 조총련에 속은 부친 한 풀겠다”

 

“조센징 서러워 북한 가니 쪽바리… 조총련에 속은 부친 한 풀겠다”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온 이웃들은 밤마다 아버지를 찾았다. 나쁜 신호였다. 급하게 달려간 아버지 앞에서 그들은 “차라리 죽겠다”며 자해하거나, 술을 마시고 “일본에 돌아가자”고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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